최근 조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호주인의 절반 이상이 이른바 ‘모기지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흔히 소득의 30% 이상을 주택대출 상환에 쓰면 모기지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하는데 이 기준, 우리 가계의 부담을 제대로 보여주는 지표일까요?
Key Points
- 주택담보대출 보유한 호주인의 55%, 모기지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답변
- 일반적으로 가구소득의 30% 이상을 주택대출 상환에 사용하면 ‘모기지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생각
- 전문가 “대출 상환 후 생활비와 예상치 못한 지출을 감당할 여력도 살펴봐야”
호주에서 주택담보대출, 즉 모기지를 갚고 계신 분들이라면 매달 빠져나가는 대출 상환금이 상당한 부담으로 느껴지실 텐데요.
최근 조사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호주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른바 ‘모기지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과연 얼마를 대출금 상환에 써야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흔히 이야기하는 ‘소득의 30%’가 스트레스의 기준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나온 걸까요?
금융상품 비교업체 파인더가 지난 7월 약 1,000명의 호주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세금을 내고 난 후 소득의 38%를 대출금 상환에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약 55%가 ‘모기지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답했는데요, 조사 대상의 약 30%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쓰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모기지 스트레스’란 정확히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가구의 세전 소득 가운데 30% 이상을 주택대출 상환에 사용하면 ‘모기지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표현하는데요, 쉽게 말해 세전 가구소득이 100달러라면 이 가운데 30달러 이상을 모기지 상환에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30%라는 숫자를 절대적인 경계선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이 기준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30%라는 기준의 기원은 1969년 미국의 주택 정책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공공주택에 사는 가정의 임대료를 가족 소득의 25% 이하로 제한하는 기준이 마련됐는데요, 그리고 1981년 이 기준이 30%로 올라갔습니다.
이후 소득의 30%라는 숫자가 임차인뿐 아니라 주택 소유자의 주거비 부담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호주중앙은행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이 기준의 역사를 1991~92년 국가주택전략까지 거슬러 올라가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의 호주 주택시장이나 최근의 모기지 상황을 바탕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숫자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똑같이 소득의 30%를 주거비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각 가정이 느끼는 경제적인 부담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연간 가구소득이 100만 달러인 가정이 소득의 절반, 즉 50%를 주거비에 사용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비율만 보면 30% 기준을 훨씬 넘어섰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이 가정의 경우 주거비를 지출한 뒤에도 다른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는 상당한 금액이 남습니다.
반대로 연간 가구소득이 5만 달러인 가정은 어떨까요? 이 가정이 소득의 25%만 주거비로 사용한다면 30% 기준에는 미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거비를 내고 남은 돈으로 식료품비와 전기요금, 교통비 등 다른 생활비까지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큰 경제적인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한 ‘비율’만이 아니라 소득 수준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거비 부담을 측정할 때 사용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는데요. 이른바 ‘30대 40 기준’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소득 분포에서 하위 40%에 해당하는 가구 가운데, 가구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사용하는 가구를 주거비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보는 방식입니다.
고소득 가구는 소득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더라도 다른 생활비를 감당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고려한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30대 40 기준’ 역시 완벽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이유는 가정마다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편 호주국립대학교의 분석에 따르면 한부모 가정과 1인 가구가 통계적으로 모기지 스트레스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구의 규모와 구성뿐만이 아닙니다.
어떤 주택에 사는지, 어느 지역에 사는지, 또 해당 가구가 얼마나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도 실제 주거비 부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가정이 실제로 모기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것은 모기지 상환액 자체뿐 아니라 대출금을 갚은 뒤 얼마나 여유가 남는지를 살펴보는 겁니다.
주택담보대출을 낸 뒤에도 식료품비와 전기·가스 요금 같은 공과금을 낼 수 있는지, 자동차 수리비와 같은 갑작스러운 비용이 발생했을 때 감당할 수 있는지, 또 다른 큰 지출이 생겼을 때 버틸 수 있는 여유 자금이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겁니다.
결국 ‘소득의 30%’라는 숫자는 우리 가정의 모기지 부담을 확인하는 유용한 출발점은 될 수 있지만 그 숫자 하나만으로 누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내 소득에서 모기지가 몇 퍼센트를 차지하는지도 중요하지만, 모기지를 갚고 난 뒤 생활을 유지하고 예상하지 못한 지출까지 감당할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이것이 각 가정이 실제로 느끼는 모기지 부담을 이해하는 데 더 중요한 질문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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