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65주년 특집] 쓰라린 겨울을 녹인 평화의 봄 (1,2부)

An Australian War Memorial diorama depicting diggers in the Korean war

An Australian War Memorial diorama depicting diggers in the Korean war Source: Australian War Memorial

안작데이 특집 방송 '쓰라린 겨울을 녹인 평화의 봄' '1부: 쓰라린 겨울의 기억'과 '2부: '겨울을 녹인 평화의 봄'에서 한국 전쟁에 참여했던 호주인과 한인 동포의 바램을 들어본다. 호주군 한국전 참전용사 톰 파킨스 씨는 “우리에게 더 이상 전쟁은 필요없다”라며 참혹했던 겨울은 가고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오기를 기원했다.


[1부: 쓰라린 겨울의 기억]

"죽음과 사는것.. 종이 한장 사이에 우리가 목숨을 바쳐서 움직인 그런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처절한 전쟁을 치르게 됐죠"

"아주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6.25때 고생한 생각을 하면 한이 없어요"

한국 전쟁!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서 목숨을 잃었던 수많은 병사들과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고향 땅을 떠나야 했던 이산 가족의 아픔.

전쟁의 아픔을 안고 오늘을 살아가는 수 많은 사람들 중에는 한국 전쟁에 참여했던 잊혀진 외국인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호주 참전 용사 톰 파킨슨 씨에게도 한국 전쟁의 아픔은 아직도 또렷하기만 합니다.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호주 군인 출신 톰 파킨슨 씨는 한국 전쟁 후 그 후유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해온 2명의 참전 용사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전쟁의 후유증으로 아파하던 두 명의 전우는 결국 자살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자살한 2명 중 한 명은 파킨슨 씨의 절친한 친구였고 다른 한 명은 그저 아는 사이로 가끔 이야기를 나누던 사이였다고 설명합니다.

본인이 알고 있는 사람만도 2명이 자살을 했는데 얼마나 많은 참전 용사들이 전쟁의 후유증으로 고통스러워했는지, 그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합니다.
Korean War
Source: Tom Parkinson
1950년 6월 25일, 한국 전쟁이 발발한 직후 유엔의 참전 요청이 있었고, 이때 가장 먼저 병력을 파병한 나라 가운데 한 곳이 바로 호주입니다. 호주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가장 많은 병력인 18,000여명의 육해공군 병력을 한국에 파병하게 됩니다.

한국전에 참전한 호주 병력 18,000명 가운데 339명이 전사하고 1,200명 가량이 부상을 당했으며 이 가운데 100여 명은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나 대다수의 호주 참전 용사들이 한국 전쟁 중에 갖고 있는 악몽 중에 하나가 바로 한반도의 혹한이었습니다.  살을 베는 듯한 추위.. 따뜻한 파도의 나라 호주의 젊은이들은 전혀 경험도, 상상도 해본적이 없는 매서운 추위였습니다.

하지만 바로 곁에 있던 전우는 그 혹한을 녹일 수 있는 힘은 또 다른 힘이었습니다.

그리고 반세기가 훌쩍 넘은 오늘, 호주인 한국전 참전 용사들은 한국전쟁에 함께 참여했던 한국인 참전 용사들과 호주에서 우정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1932년 개성에서 출생한 김동업씨는 한국전 당시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졌습니다. 가족을 북한에 두고 한국으로 혼자 내려온 그는 국군에 자원입대해 한국전에 참전하게 됩니다.

김동업씨는 외국 시민권자로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살아생전 단 한번 만이라도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을 보고 싶다는 마음에 이민을 결심하게 됩니다. 마침내, 김동업씨는 1989년 호주로 이민을 오게 됩니다.

“뜻하지 않은 전쟁으로 인해서 부모 형제들과 생이별하게 되었습니다. 부모 형제들이 너무 그리워서 방법을 모색하던 중 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 북한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기에 호주 이민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1989년 8월 30일 호주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호주에 이민 온 후 14년이 되어서야 북한에 계신 아버님과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다른 형제자매라도 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에 북한 방문을 더욱 서두르게 됐지만 부모님처럼 자신을 길러줬던 형님과 형수님이 마저 세상을 떠났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게 됩니다. 많은 이산가족들과 마찬가지로 김동업 씨에게 한국 전쟁은 ‘사랑하는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한 결코 잊을 수 없는 아픔’입니다.

그렇게 한국을 떠나 호주로 이민을 온 김동업 씨, 하지만 한국전에 함께 참여했던 호주 참전용사들은 그의 따뜻한 친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호주 참전용사들과 만남을 통해서 생사를 같 이한 친구로 변해서 지금도 유대를 공고히 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2부: 겨울을 녹인 평화의 봄]

한국전쟁에 참여해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했던 호주 참전 용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한국과 호주 양국 간의 우애를 다지기 위한 ‘한국전 참전 기념비’가 지금 호주 주요 도시들마다 세워지고 있습니다.

캔버라, 시드니, 골드코스트에 이어 호주에서 4번째로 한국전 참전 기념비가 멜버른에 건립됩니다. 한국 전쟁을 잊지 않겠다는 이같은 참전 기념비 사업에는 호주 주 정부와, 시 의원, 대학과 한인 동포들이 함께 뛰어들고 있습니다.

2017년 12월 27일 열린 멜버른 한국전 참전 기념비 기공식에서 세자르 멜헴 빅토리아주 상원 의원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분들을 기리는 이 참전비 사업을 주 정부가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자르 멜헴 빅토리아주 상원의원은 “오늘은 한국 전쟁에 헌신한 군인들을 기억하는 정말 멋진 날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 참전 기념비를 통해 사람들이 한국과 호주를 지킨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헌신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멜버른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세우는데는 한국 정부 역시 힘을 보탰습니다.

한국 정부 30만 불, 빅토리아 주 정부 10만 불, 한인동포와 참전용사, 호주사회 모금액이 20만 불에 이르는 등 총 60만 불가량이 모금되면서 공사에 필요한 실비를 확보했습니다.

이 기념비는 호주와 한국을 잇는 우애의 상징 다리 모양을 본 따 만들어지게 되는데요. 양국의 국화로 두 나라의 관계를 상징하는 한편 가평에서 돌을 직접 공수해와 호주 군이 격렬하게 싸운 가평 전투를 기리게 됩니다.
Battle of Kapyong
Source: Tom Parkinson
1951년 4월 23일과 24일, 양일간에 걸쳐 치열하게 벌어졌던 가평 죽둔리 전투

경춘 가도를 차단하려는 중공군의 기도를 수포로 돌아가게 한, 당시의 전세를 역전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호주군 주력부대 3대대 였습니다.

최종곤 멜번 한국전 참전기념비 건립추진 위원장은 가평에서부터 모든 석자재가 운반되어 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Melbourne’s first Korean War Memorial to be set up next year
Source: SBS Korean
조홍주 주멜번분관 전 총영사는 이같은 참전 기념비를 통해 한국과 호주 양국의 관계가 더욱 굳건해 질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한국전에 참전했던 호주 참전 용사 톰 파킨스 씨, 멜번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 설립 부지 앞에서  자신과 젊은이들이 청춘을 바친 한국 전쟁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파킨슨 씨는 자신이 한국전에 나선 일이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한일에 자랑스러움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참전 용사들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해낸 일들이 훌륭한 일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파킨슨 씨는 한국전 참전 기념관에 오는 다음 세대들에게 우리의 마음이 옮겨지길 바라고, 우리가 함께 했던 여정 들이 가치있었음을 지켜보길 희망한다고 말합니다.

한국과 호주 사회를 이어주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기대하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 호주 내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우리 모두의 간절한 바램이 묻어 있습니다.

겨울의 아픔을 지나고 이제 우리 모두가 그토록 기다리는 한반도의 봄
“남북의 모든 사람들이 너무나도 큰 고통을 받았습니다”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한 톰 파킨스 씨는 이제 그 참혹한 겨울의 아픔이 재현돼서는 안된다며 한반도에서의 영구적인 평화를 강조했습니다. 한반도에서 평화의 봄을 기대하는 톰 파킨스 씨는 “이제 우리에게 전쟁은 필요없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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