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1 ‘감동의 월드컵’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은 말 그대로 ‘감동의 월드컵’이었습니다. 축구 전문 패널 이승민 씨는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감동의 순간을 다음과 같이 선정했습니다.
먼저 조별리그 G조 2차전의 파나마 대 잉글랜드 전을 꼽을 수 있습니다. 0-6으로 뒤지던 파나마, 주장인 펠리페 발로이가 후반 33분 역사적인 골을 터트리며 한 점을 만회했는데요. 37살의 노장이 터뜨린 이 골은 파나마 역사상 첫 번째 월드컵 골입니다.
감동의 월드컵을 이야기하면서 한국과 독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빼놓을 수는 없겠죠. 경기 종료 직전 주세종이 노이어의 공을 빼앗아 전방으로 연결했는데요. 정말 멀리 떨어진 공이었습니다. 94분 동안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손흥민이었지만 정말 열심히 달려가 공이 나가기 직전 골로 연결을 했습니다. 당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는지를 볼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사우디와 이집트의 경기도 빼놓을 수 없겠죠. 이집트전에 나섰던 사우디아라비아는 당시 23번의 슈팅을 시도하며 2-1 역전승을 거뒀는데요. 전반 인저리 타임(45+5분)에 골을 넣고, 후반 인저리 타임(90+4분)에도 살렘 알 다우사리가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4년 만에 월드컵 12경기 무승(2무 10패)의 사슬을 끊고 월드컵 첫 승을 거뒀습니다.
이란 대표팀의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는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쿠르드족의 유목민 가정에서 태어나 13살에 테헤란으로 상경한 베이란반드는 노숙 생활을 하고, 의류 공장, 세차 가게, 피자 배달 등을 전전했지만 꿈을 잃지 않고 도전해 대표팀 골키퍼로 우뚝 서게 됐습니다.
키워드2. ‘유럽 축구 강세’
축구 전문 패널 이정수 씨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한 것을 제외한다면, 유럽 대륙에서 월드컵을 개최할 때마다 유럽 국가들이 우승을 해왔다”라며 “이번 대회 전 어느 정도 유럽 국가의 선전을 예상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들어 많은 남미 대표팀 선수들이 유럽의 클럽에서 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의 날씨 혹은 잔디 등에 적응하는 데는 문제는 없을 것 같지만, 이상하리만치 유럽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남미 출신 선수들이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라는 겁니다.
이정수 씨는 “만약 축구가 1:1 개인전이었다면, 남미 선수들이 트로피를 싹쓸어 갔을 것”이라며 “남미 선수들의 경우 개인기가 훌륭하지만 그만큼 개개인의 개성이 강해, 유럽팀만큼 하나의 팀, 좋은 팀워크를 발산하지 못한점이 패인인 것 같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월드컵 16강전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선전한 일본,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은 한국, 호날두의 포르투갈을 아찔하게 했던 이란 등 이번 대회를 치루면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인 아시안 팀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데요. 차기 대회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2위처럼 아시아 팀들도 그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키워드 3. ‘세대교체’
월드컵이 마쳐질 때마다 항상 새로운 스타플레이어가 배출이 되는데요. 이번 월드컵에서도 기존의 세계적인 스타 메시와 호날두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반면에, 십 대 소년 움바페가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축구 전문 패널 이승민 씨는 “압박과 활동량 축구가 대세인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 월드컵이었다”라고 분석하며 “한국에서는 손흥민, 호주에서는 다니엘 아자니. 팀으로 봤을 때는 젊은 팀이 떠올랐다”라고 말했습니다.
20대 선수가 주축을 이뤘던 프랑스와 30대의 크로아티아가 붙은 결승전이 상징적인 경기였다고 할 수 있겠네요.
잉글랜드의 경우 스타플레이어를 배제하고 20대 초중반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습니다. 한편 크로아티아와 벨기에의 경우는 다음 월드컵에서는 지금과 같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2002년의 한국처럼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러시아도 “2018년 세대”가 20대 후반인 점을 감안한다면, 다음 월드컵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사입니다.
키워드 4 ‘절반의 성공, VAR’
월드컵 때마다 빠지지 않는 논쟁, 바로 ‘심판과 판정’에 대한 논란인데요. 이번 월드컵에서는 VAR 논쟁이 더해졌습니다.
이정수 씨는 16강 토너먼트 들어 잠잠하던 VAR 논란이 결승전 때 재현됐다고 설명합니다. 동점골을 넣었던 페리시치가 프랑스의 코너킥 상황에서 공을 걷어 내려다가, 당구의 쿠션처럼 발에 맞은 공이 다시 팔에 맞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죠. 물론 공은 손에 닿았습니다. 하지만 호주 축구 심판의 경험이 있는 이정수 씨는 “단순하게 공이 손에 닿았는지 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고위성 여부, 선수가 피할 겨를이 있었는가?, 경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가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야 한다”라고 조언합니다.
이정수 씨는 “문제점 중 하나로 주심이 리플레이 영상을 직접 돌려볼 수 없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어떤 장면이라도 느리게 플레이를 하면 태클 같은 경우는 더욱 과격하게 보일 수도 있고, 카메라의 각도에 따라서 정말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라고 말합니다.
특히 VAR 가동 여부도 주심의 주관적인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이유로 VAR 적용을 받은 많은 국가들의 축구팬들은 “왜 우리만?”이라는 볼멘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이정수 씨는 “이 같은 기술을 앞으로 어떻게 사용해 나가는가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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