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연말 특집: 호주 정치계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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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세계 정치계를 험난한 한 해였다고 말해도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닐 것이다. 호주 국내의 정치계 역시도 우여곡절이 많았던 한 해였다.


의기양양

2016년, 말콤 턴불 연방총리가 부드럽게 정치 궤도에 안착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연방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53%에 달하며 국민들의 기대를 받은 건데요, 하지만 이후 여덟 번의 연이은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에 뒤졌고, 지난 2015년 9월 연방총리가 된 이래 최저 지지율로 올해를 마감하게 됐습니다.

GST와 세재 개혁 논의

세제 개혁의 일환으로 연방총리는 GST 개정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것이라고 약속했었습니다.하지만 바로 그 생각을 접었습니다. 아마도 연방야당이 겁주기식 켐페인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느꼈는지 GST 제안은 곧 사장됐습니다.

GST 개정이 턴불 정부가 구상한 그림에서 빠지면서 턴불 정부는 세수 증가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각 주 및 테리토리 정부가 보건과 교육 재정을 더 많이 지원해 줄 것을 원했기 때문인데요. 이에 연방총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사했습니다. 3월 어느 날, 턴불 총리는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법한 개혁안을 발표합니다. 즉 보건 및 교육 재정지원을 위해 각 주정부가 소득세의 일정분을 징수하도록 허가하는 혁신적인 조세 계획을 발표한 건데요. 이 발표 후 이틀이 지나 연방총리는 각 주 및 테리토리 수반과 회동하고 해당 사안을 논의했지만 턴불 총리의 의견은 반대의 벽에 부딪히며 이 또한 무산됐습니다.

연방총선

상원투표방식 개정 법안이 지난 3월 상하 양원 모두에서 통과됐습니다.

상원투표 방식 개정법안을 통과시킨 연방정부는 2가지 노사관계 개혁법인 '호주건물건설위원회 재건 법안'과 '등록단체 위원회 설립 법안 처리'를 위해 임시의회를 소집했습니다.

턴불 총리는 당시 이 2가지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상하원 해산을 통한 조기 총선에 돌입하겠다고 으름짱을 놓았었죠. 결국 예상대로 두 법안이 부결되며 턴불 총리는 호주가 조기 총선을 치를 것이라고 Mother’s Day에 발표했습니다.

최장기 선거 유세 기간

반세기 만의 최장기 선거 유세 기간인 8주의 선거 유세기간을 가졌는데요. 총선이 있기 전 44대 연방의회의 하원 의석 구도는 자유당연립 90석, 노동당 55석이었습니다.

여하튼 자유당 연립이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단 1개의 의석으로 과반을 확보하는 재앙적 결과가 도출됐습니다. 하원에서 76석을 확보해 단독과반정부를 구성하긴 했지만 이로써 향후 3년 간 국정운영은 더욱 어렵게 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기 총선을 통해 상원을 장악하고자 했던 턴불 정부의 계획 역시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군소정당 및 무소속 의원수는 기존 8명에서 11명으로 더 늘어나게 됐습니다. 폴린 핸슨의 원내이션당 4석, 닉제노폰팀 3석, 데이빗 리온헬름, 재키램비, 데린 힌치, 봅 데이 의원이 상원 의석을 확보한 것입니다.

결혼 평등

토니 애봇 전임 정부 당시인 2015년 말 동성결혼은 선출된 의원 개개인에 의해서가 아닌 호주 국민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플레비사이트를 실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애봇 총리를 실각시킨 말콤 턴불 총리는 동성결혼 합법화를 개인적으로는 지지했지만 자유당 연립 내 많은 보수파 의원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턴불 총리 역시도 토니 애봇 전 총리의 결정을 고수하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턴불 내각이 내년 2월 11일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플레비사이트를 실시하기로 의결했고, 해당 법안은 지난 10월 하원에서 통과됐지만 11월 상원에 상정된 실시법안은 노동당, 녹색당 및 닉 제노폰 팀이 반대표를 행사하며 33대 29로 부결됐습니다.

연이은 사임과 차질

앤드류 롭 연방 통상 장관이 사임을 했고 워렌 트러스 국민당 당수와 호주 헌정 사상 세 번째 최장수 의원인 필립 러독 연방 하원의원이 사임을 발표한 해이기도 합니다.

또한 출장비 과다 청구 의혹에 휩싸여 사퇴한 브론윈 비숍 전 하원의장은 22년간 사수했던 노던 시드니 지역구인 멕켈러에서 자유당 후보로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2월에는 스튜어트 로버트 인적 서비스부 장관이 턴불 내각에서 해임됐는데요. 로버트 전 장관은 지난 2014년 국방차관 시절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해 지인의 광산회사와 중국 공기업의 프로젝트 서명식에 참석하면서 직권 남용으로 가까운 친구를 돕고 자유당에 정치 후원금을 기부하도록 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각료로서 행동 강령을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2017년은?

말콤 턴불 연방총리는 제 45대 의회에서 조기총선 촉발법안이었던 2가지 노사관계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고 백패커 세율을 15%로 낮춰 농업 종사자들의 우려를 어느 정도는 해소하며 올해를 마감했습니다.

2017년은 흥미로운 해가 될 전망입니다. 턴불 총리는 자유당 및 국민당 소속의 보수 우파 의원들을 잘 달래야 한다는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토니 애봇 전 연방총리는 올해도 이미 여러 차례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최근에는 그의 후임자인 턴불 총리가 더욱 중도우파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 토니 애봇 전 총리는 새해 들어서는 새로운 각오로 돌아올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2017의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턴불 총리의 결정에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이들이 대담하게 목소리를 낼 수도 있고, 하원에서 단 한 개의 의석으로 과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2017년에는 이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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