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앤소니 알바니지 연방 총리와 수잔 리 야당 대표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의 휴대전화 번호가 해외 웹사이트에 공개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미국에 기반을 둔 해당 웹사이트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소셜미디어와 취업 포털, 전문 네트워크 사이트 등에서 개인의 연락처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른바 '디지털 전화번호부' 형태로, 수억 건의 연락처가 등록돼 있으며 이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정보도 포함돼 있습니다.
웹사이트 측은 링크드인(LinkedIn)에서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지만, 링크드인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리처드 말스 연방 부총리는 "정부는 이미 해당 사이트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고, 관계 당국에 통보해 대응 중"이라며 "개인정보 유출은 심각한 우려를 낳는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호주 연방경찰(AFP)은 알바니지 연방 총리의 연락처 삭제를 공식 요청했으며, 다른 기관들도 정치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에 나선 상태입니다.
이번 사건은 온라인 매체 '에테 미디어(Ette Media)'가 알바니지 연방 총리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 음성사서함 메시지를 확인하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처음 알려졌습니다.
수잔 리 야당 대표 측도 "언론을 통해 이 문제를 인지했으며 즉시 해당 웹사이트에 정보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주 총리 역시 자신의 번호가 게시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아직 장난전화는 없지만, 개인 정보가 이렇게 쉽게 공개된 건 심각한 문제"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연방 경찰은 성명을 통해 "호주 내에서는 통신 서비스를 이용해 괴롭히거나 불쾌감을 주는 행위는 범죄"라며 "관련 법을 위반할 경우 즉각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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