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빵>의 백희나 작가는 2020년 한국인 최초로 스웨덴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메모리얼 어워드(ALMA)를 수상했습니다. ‘말괄량이 삐삐’ 시리즈로 알려진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을 기리는 이 상은 흔히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립니다.
백희나 작가는 2005년 <구름빵 (2004년 출간)>으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픽션 부문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품은 이후 약 10여 개 나라에 번역·출간되었고, TV 애니메이션과 뮤지컬로도 제작돼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받고 있습니다.
오디오 책갈피.
책 속 한 문장, 삶의 한 페이지.
여러분의 마음 한켠에 작은 책갈피 하나 꽂아드려요.
안녕하세요, SBS 오디오 책갈피 유화정입니다.
어린 시절, 비 오는 날이면 창문에 맺힌 물방울을 따라 손가락으로 선을 그리곤 했죠. 빗소리를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펴던 그 시간.. 오늘은 그때의 따뜻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보려 합니다.
비 오는 아침, 하늘에서 떨어진 구름 한 조각으로 빵을 굽는 상상의 이야기.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 <구름빵>입니다.
비 오는 어느 날 아침, 나뭇가지에 걸린 조그만 구름 한 덩이.
고양이 남매는 그 구름을 조심스레 집으로 가져옵니다.
엄마는 그걸로 반죽을 만들어 빵을 굽죠. 부엌 안엔 고소한 냄새가 퍼지고, 오븐 문을 여는 순간, 빵들이 구름처럼 둥둥 떠오릅니다.
아이들은 팔을 뻗어 떠오르는 빵을 잡아 한입 베어 먹습니다.
그런데, 이럴 수가!
몸이 점점 가벼워지더니, 두둥실 하늘로 올라갑니다.
엄마도 커피잔을 들고 하늘로 떠오르고요. 집 안은 금세 작은 구름나라가 됩니다.
그때 문득, 아이들은 배고플 아빠를 떠올리죠. 아침 식사도 하지 못한채 회사에 가셨거든요. 빵 하나를 봉지에 넣고 창문을 활짝 열어 하늘로 붕 날아오르죠. 구름 사이로, 도시 위로, 아빠가 탄 버스를 찾아 날아갑니다.
만원 버스의 아빠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뜹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건네 준 구름빵 한입. 그 다음은 상상이 되시죠?
네 아빠도 두둥실 떠올라, 회사를 향하는 하늘길로 출근합니다.
구름 한 조각으로 빵을 굽고, 그 빵을 먹고 하늘로 둥둥 떠오르는 이야기. 단순한 판타지라기 보다 <구름빵>은 일상의 작은 기적을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따뜻한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구운 따뜻한 빵. 그 속에는 가족의 사랑과 상상력이 녹아 있습니다. 삶의 무게 잠시 들어올리며 우리 마음에 잔잔한 미소를 남기죠.
<구름빵>은 한국 창작 그림책이 가진 가능성을 세계에 알린 대표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대학에서 교육학으로 전공하고 미국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백희나 작가는 <구름빵>으로 2005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픽션 부문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며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품은 이후 약 10여 개 나라에 번역·출간되었고, TV 애니메이션과 뮤지컬로도 제작돼 세대를 아우르며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원작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구름빵>이 시드니 무대에도 오릅니다. 한국의 상상력이 국경을 넘어 아이들의 마음속으로, 또 어른들의 기억 속으로 둥실둥실 날아가고 있는 셈이죠.

Cloud Bread by Baek Hee-na
심사위원단은 백희나를 “수제 미니어처 인형과 조명, 사진을 활용해 독창적인 비주얼 세계를 만들어낸 작가”로 평가했는데요. <구름빵>은 바로 그 따뜻한 상상력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작가는 한 땀 한 땀 인형을 만들고, 조명을 비추고, 사진으로 장면을 완성했습니다. 그 결과, 한 장면 한 장면이 마치 작은 영화처럼 책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죠.
비 오는 아침, 하늘에서 떨어진 구름 한 조각이 누군가의 마음을 살짝 들어 올립니다. 그 마음이 바로 상상력이자 사랑이겠죠. 오디오 책갈피, 오늘은 아동문학의 노벨상으로 날아오른 백희나의 <구름빵> 을 만나봤습니다.
여러분의 하루에도 따뜻한 구름빵 한 조각이 구워지길 바라며
지금까지 유화정이었습니다.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팟캐스트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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