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 주에 사는 피터 레이드 씨의 집 창고에서는 오늘도 비올라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피터 씨는 아직 제대로 모양을 갖추지 못한 원목들을 가리키며 지금 본인이 만들고 있는 비올라를 구입할 여성은 매우 유명한 전문 음악가라고 자랑합니다.
피터 씨가 운영하는 사업체 ‘소피아의 스트링스’의 직원이라고는 아내와 본인 둘 뿐입니다. 아내인 프랭키 씨는 마케팅과 행정 업무를 담당하고 피터 씨는 혼자서 열심히 악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피터 씨가 이런 현악기 제작자가 될 것이라고는 예전에는 상상조차 못했습니다. 원래 전기 기술자였던 피터 씨가 현악기 제작의 장인으로 탈바꿈한 이유를 말할 때는 체코에서 온 데니 씨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피터 씨가 1988년 마운트 빅토리아에서 살고 있었던 당시에 체코에서 온 데니 씨를 만나게 됐습니다. 데니 씨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유럽에서 바이올린을 제작하던 사람으로 피터 씨에게 바이올린에 대해 하나둘씩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데니 씨에게 몇 년 동안 바이올린에 대해 배운 후 피터 씨는 바이올린을 수리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됐습니다. 그리고 2006년에는 악기를 직접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Peter Reid builds instruments in a shed behind his home in Orange, NSW. Source: Supplied
“무엇보다 내가 정말 원하던 일이었고, 만약 내가 악기를 만들지 못한다면 악기를 수리하는 기술 역시 지금보다 더욱 개발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결심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From tradie to luthier, Peter Reid repairs and builds string instruments. Source: Supplied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스승에게 그 음악을 배우게 됩니다. 음악에는 계보가 있다고 하는데요. 악기를 만드는 사람 역시 마찬가집니다. 혈통 혹은 계보가 무엇보다 중요하죠.”
연주를 하는 사람에게 그 스승이 누구냐가 중요하듯이 악기를 만드는 사람 역시도 악기를 만드는 기술을 누구에게 배웠느냐가 참 중요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피터 씨가 현악기를 만드는 기술을 배운 사람은 호주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체코 출신이었기 때문에 어디에 가서 명함 한 장 내미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피터 씨는 악기를 만드는 일을 시작하며 아주 작게 그리고 동네에서부터 이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현악기를 수리해 주며 알게 됐던 동네 사람들과 지역 내 학교의 음악 선생님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다음 단계로 몇몇 음악 학교에 찾아가 자신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소박하게 시작한 피터 씨였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네트워크가 더욱 탄탄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3년 여가 지난 2009년에는 손익 분기점에 도달하게 됐습니다.
이제 피터 씨가 만드는 현악기를 구입하려면 대기자 명단에서 보통 6개월가량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그는 유명한 현악기 생산 장인이 됐습니다.

With everything made by hand, it takes 1-6 months to construct a single instrument. Source: Supplied
피터 씨가 만드는 초보자용 바이올린 하나의 가격은 최소 $8,000에 이르고 비싼 더블 베이스의 가격은 $30,000에 이릅니다. 하나하나 수작업을 거치는 피터 씨의 현악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한 달에서 6개월까지 소요되기도 합니다.
피터 씨는 자신의 악기를 들고 연주를 하는 소리를 들을 때가 가장 흥분되는 순간이라고 말합니다. 음악회에 가서는 지금도 설레는 마음으로 “저 악기가 내가 만든거야”라며 흥분하는 자신의 모습을 볼 때면 일에 대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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