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병인 한글 멋 글씨 작가, ‘미생’, ’화요’, ’참이슬’, ’열라면’을 쓰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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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공영 SBS 시드니 사옥에서 '가라사니 SBS 한국어 프로그램' 멋 글씨 퍼포먼스 중인 강병인 작가. 가라사니는 순 우리말로 사물을 판단할 수 있는 지각이나 실마리를 뜻함. Source: SBS / Korean program

주시드니한국문화원의 초청으로 호주를 방문한 한국의 대표적인 캘리그래퍼인 강병인 작가는 “디지털 시대에 손글씨와 붓글씨는 굉장한 위로”라며 이를 시도해 볼 것을 적극 권했다. 강 작가는 SBS 스튜디오를 방문해 ‘가라사니 SBS 한국어 프로그램’을 쓰는 즉석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Key Points
  • 한국의 대표적 캘리그래퍼 강병인 작가, 주시드니한국문화원 초청으로 호주 방문
  • 드라마<미생>, 인스턴트 라면 <열라면>, 주류 <참이슬>, <화요> 등이 대표작
  • 강병인 작가, 서예와 디자인을 접목시켜 한국식 캘리그래피 개발
  • 강병인 작가, “손글씨와 붓글씨, 디지털 시대의 위로…”
진행자: 드라마 <미생>, <정도전>,<착한남자>, 영화 <의형제>, 인스턴트 라면 <열라면>, 주류 <참이슬>, <화요>까지… 뭔가 전혀 이어질 것 같지 않은 이 작품들과 제품들은 모두 한글 캘리그래피가 사용됐는데요. 한국의 강병인 작가의 작품입니다. 주시드니한국문화원은 올해 한글날을 기념해 강병인 작가를 호주에 초청했는데요. 강병인 작가 저희 SBS 한국어 프로그램 스튜디오에서 만났습니다.

나혜인PD: 강병인 작가님, 어서 오십시오. SBS 한국어 프로그램의 스튜디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강병인 작가: 네. 안녕하십니까?

나혜인PD: 한글날을 기념해 주시드니한국문화원의 초청으로 시드니에 오셨습니다. 호주에 오신 소감이 어떠신지 여쭤봐야겠습니다.

강병인 작가: 네. 저는 호주 시드니는 처음 왔고요. 이 시드니 공항에 내리기 전에 하늘에서 노을이 진 걸 봤거든요. 굉장히 아름다웠고 이게 큰 나라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시드니의 그 맑은 공기를 마시는 순간 참 잘 왔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혜인 PD: 네.이미 벌써 시드니 관객들을 대상으로 퍼포먼스를 하셨죠 어떠셨나요? 굉장히 큰 캔버스에 한글로 글씨를 쓰셨더라고요. 멋있었습니다!

강병인 작가: 종이 전체가 한 10m 이렇게 되다 보면 사실 어제도 관람자분들께 말씀을 드렸지만 완성도는 떨어집니다. 다만 이제 이 그 행위 그러니까 부실한 큰 붓을 쓰기 때문에 그러니까 동양에 이제 서열이라는 것은 반드시 이제 먹이 있어야 되고 종이가 있어야 되고 붓이 있어야 되는데 그 붓이 가지는 어떤 탄력이라는 게 있거든요. 그 탄력이 있고 그래서 이제 먹물을 찍어서 글씨를 쓸 때 어떤 획의 어떤 변화 그리고 획이 들어갈 때 어떤 힘 에너지 이런 것을 좀 같이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미리 말씀을 드렸었고요. 주제는 이제 한국과 호주의 어떤 우정 그러면서 동시에 이 함께 손잡고 문화의 꽃을 피우자 그런 주제로 작품을 했었습니다.

나혜인 PD: 굉장히 10m가 되는 그 종이에 큰 부스로 쓰시기 때문에 육체적으로도 굉장히 힘드실 것 같아요. 온몸을 쓰셔야 되는 거죠?

강병인 작가: 이건 뭐 온몸으로 써야 하고요. 제가 또 덩치가 작잖아요. 그러다 보면 이제 온몸으로 쓰게 되는데 결국은 이제 그는 어떤 행위 예술이잖아요. 퍼포먼스. 그 순간순간을 저도 즐깁니다. 그러면서 이제 그 글자 하나하나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들은 어제 제가 보여준 것은 한글의 어떤 제작 원리 그러니까 하늘과 땅 사람이라는 순서가 있거든요. 그것을 이제 좀 한 번에 한국이라는 한 곡 한 번에 쓰지 않고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한국의 히읗 자 그리고 호주의 히읗 자 놀랍지 않습니까?

나혜인 PD: 그렇네요!

강병인 작가: 한국과 호주라는 글자에는 그러니까 서로가 이게 뭔가 한국과 호주는 한글로 보면 뭔가 닮아 있고 결국은 같이 뭘 갈 수밖에 없는 구조적으로 글자는 키워으로 시작합니다.

나혜인 PD: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그런 관점인데요. 말씀해 주시니까 굉장히 좀 호주와 한국이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강병인 작가: 그래서 이제 히읗, 한국의 히읗, 호주의 히읗 이것을 먼저 썼고요. 그다음에 이제 종성 한글의 한자의 종성 니은을 쓰고 그다음에 또 지읒 자를 먼저 또 쓰고 그다음에 이제 모음을 완성해서요. 그 다음에 제가 점 2개를 완성을 안 하고 남겨뒀습니다. 그랬더니 인사를 드렸더니 많은 분들이 글씨가 완성이 안 되지 않아서…

나혜인 PD: 불안한 모습을 보이셨군요.

강병인 작가: 그래서 이제 그 점 두 개는 또 이제 관객분들을 제가 많이 그분들이 직접 또 완성하게…

나혜인 PD: 더 의미가 있네요.

강병인 작가: 그렇게 공연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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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원에서 실시된 한글 멋 글씨 퍼포먼스 Source: Supplied / KCC
나혜인PD: 정말 얘기만 들어도 너무나 의미 있는 자리였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좀 강병인 작가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저희에게 익숙한 많은 로고와 타이틀을 만들어 오셨습니다. 요즘 가장 많이 보는 제품은 술 <화요>인 것 같고요. 그 밖에도 <열라면>, 그리고 드라마 <미생>, <정도전> 영화 <의형제>등이 모두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혹시 이외에 저희가 놓친 다른 작품들이 있나요?

강병인 작가: 강병인 작가: 네. 거의 다 이제 됐고요. 또 이제 국민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

나혜인 PD: 그렇죠 뿔이 기억이 나네요. 쌍비읍!

강병인 작가: 정확하게 기억하시네요. 그게 이제 2007년에 방송된 드라마인데 아직도 그 뿔자를 기억하는 분이 계십니다.

나혜인 PD: 굉장히 강렬했거든요.

강병인 작가: 그래서 그게 어떤 글자의 의미가 좀 시청자들한테 전달되지 않았나 싶고요.
최근에는 또 미야자키 하야오 일본의…

나혜인 PD: 유명한 애니메이션!

강병인 작가: 영화가 그분이 이제 10년 만에 개봉을 했는데 그 제목이 이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한국 개봉 영화의 포스터 글씨를 제가 쓰게 됐습니다. 그동안에 이제 주로 이제 한국의 영화 드라마 제품의 로고 작업을 했는데 국제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영화의 타이틀을 섬으로써 또 나름 가문의 영광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제 그분의 작품들이 대단히 전 세계적으로 많이 인기를 누리는 그런 애니메이션 영화라 그런 작업들을 불과 한 달 전에 작업을 했거든요.

나혜인PD: 그러셨군요. 그것도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이렇게 글자를 예술로 승화시킨 문자 예술, 영어로는 캘리그래피라고 하는데요. 한글로는 멋글씨라고요? 단순히 먹으로 쓴다고 하면 어릴 때 한국에서 배운 서예가 생각나는데요. 서예와 멋글씨는 어떻게 다릅니까?

강병인 작가: 원래 이제 동양에서는 서해를 중국 한국 일본은 이제 서예를 캘리그래피라고 번역해서 왔습니다. 그래서 기본 바탕은 이제 서예이고요. 전통 서예 어떤 필법이라든지 서법이라든지 또 동양에서는 일반적인 글쓰기는 다르게 정신적인 면을 또 작가의 내면 철학 정신을 강조하잖아요. 그런 것에서는 똑같다라고 보고요. 다만 이제 멋글씨는 이제 사실 서의 순 우리말로 보시면 되고요. 전통 서예와 어떻게 좀 다르냐라면 그러니까 그 글이 가지고 있는 뜻 소리 그러니까 예를 들면 봄, 봄날, 춤, 꿈, 아까 뿔이 있잖아요. 그 뿔자도 그냥 일반적으로 기본적인 서예 어떤 형식으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 그 글이 가지고 있는 뜻이나 소리나 그 안에 들어있는 형태 형상 이런 것을 끄집어내서 자연스럽게 아름답게 표현한다. 더 적극적으로 뜻이나 소리를 표현한다. 이렇게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혜인 PD: 그렇군요. 글자를 통해서 의미까지 이제 느낄 수 있도록…

강병인 작가: 예를 들면 제 작품 황소도 있거든요. 이제 황소도 단순히 황소라는 어떤 어떤 활자적인 텍스트적인 글씨에서 넘어서서 정말 항수가 뿔이 나가지고 막 달려들 것 같은 이제 그런 느낌의 표현을 글씨라고 좀 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거기는 이제 다분히 이제 다양한 이야기를 글씨 안에 담는다. 그렇게 또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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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인 작가가 창작한 다양한 로고와 타이틀 Source: Supplied / Kang Hyung In
나혜인PD: 강 작가님의 멋글씨는 어떻게 시작됐는지 궁금한데요.

강병인 작가: 이게 너무 또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에 얘기가 좀 이어질 수 있는데요. 초등학교 이제 담임 선생님 권유로 서예를 시작했습니다.

나혜인 PD: 서예부터 하셨군요.

강병인 작가: 네. 궁체라는 한글 서예를 시작했는데…

나혜인 PD: 굉장히 정자체잖아요. 궁체라면

강병인 작가: 반듯반듯하게 써야 되고요. 그런데 궁채는 이제 또 이 정자에서 또 흘림체가 하나 있습니다. 궁서 흘림이라고 하는데 이제 리얼이라는 글자가 네모난 반듯한 글자에서 굉장히 역동적으로 바뀌는 게 흘림체인데요. 그런 서체를 기본적으로 좀 배웠습니다. 그것이 저의 이 쓰기의 출발이고요. 그리고 굉장히 좀 좋아하게 됐고…

나혜인 PD: 이미 기초를 탄탄하게 서예로 쌓으셨네요.

강병인 작가: 그렇지 않습니다.

나혜인 PD: 그런가요?

강병인 작가: 한 초등학교 한 1년 정도 공부는 대단히 짧은 공부였고요. 그러면서도 이제 제가 글씨를 쓰게 계속 쓰게 되는 배경은 마냥 좋았습니다. 그래서 자주 드릴 말씀이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 선생님 권유로 시작을 했는데 지금도 그 담임 선생님의 정 사랑 잊지 못하는데 늘 칭찬을 많이 해 주셨어요. 그것이 아마 제가 붓을 잡고 있는 아주 큰 동기였던 것 같아요.

나혜인 PD: 서예를 쭉 하시다가 이제 먹글씨로 변화해 온 그런 과정들도 계셨을 것 같은데요.

강병인 작가: 이제 서예는 사실상 거의 독학 수준이고요. 그리고 제가 이제 디자이너로 오랜 생활을 하면서 이 서예와 전통 서예와 디자인을 접목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고요. 그리고 저는 이제 중학교 때 이제 수사 김정희 조선시대 최고의 예술가이자 서예가라고 하는 추사 김정희 선생님의 작품을 보고 나도 크면 나중에 저런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꿈을 실현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문제는 이제 저는 이제 이게 독학이다 보니 그러니까 기존의 어떤 서예가들하고 실력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근데 이제 그러면 그분들하고 나름대로 다른 글씨를 이제 쓰지 않으면 작가로서 이름을 또는 또 명성을 얻을 수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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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Audio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중인 강병인 작가 Source: Supplied / Korean program
나혜인 PD:  나만의 독특한 특징이 필요하죠.

강병인 작가:  이제 디자이너의 경험들 그리고 디자인의 어떤 표현 방식이라는 것이 잠깐 설명드리면 광고 하나를 만들 때도 그 광고를 왜 만들어야 하는지 그러니까 처음부터 abcd 그러니까 이 기승전결을 철저하게 대상을 분석하고 그 분석의 결과는 대게 콘셉트로 드러나거든요. 그 컨셉에 따라서 이제 어떤 사진을 쓸지 어떤 모델을 쓸지 그 광고 안에 활자는 또 어떤 서재로 할지 이런 것들이 다 결정이 나거든요. 그래서 그런 어떤 디자인의 표현 방식을 이 전통사에 접목하면 좀 더 다른 글씨를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이제 90년 초부터 하게 되고요. 그리고 이제 그러면서 순수 서예와 디자인 서예를 좀 겸해보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90년대 말부터 그 당시에 이제 한국은 그런 어떤 서예 또는 캘리그라피 문화가 사실은 사실상… 서예 문화는 당연히 있었는데 이것을 상업적으로 디자인적으로 접근하는 문화는 없었는데 저희들 한 손 꼽아보면 한 4~5명이 정말 거의 무식하게 한번 도전을 한 거죠. 거의 이쪽을 이제 전업 작가 이런 분들…

나혜인 PD: 이 분야를 개척을 하신 거네요. 그렇죠?

강병인 작가: 그렇다고 전혀 없었던 분야는 아니지만 전문적으로 이런 일을 해보겠다고 한 사람들이 몇 명 있었던 거죠. 저 포함해서 그래서 이제 새로운 어떤 분야를 개척하게 되는데 두 가지 목표를 다 같이 목표를 삼았습니다. 당연히 하나는 순수 한글서예 하나는 디자인적으로 상업적인 글씨를 쓰면서 저 같은 경우에는 또 먹고사는 문제도 좀 해결해 보자. 그런 이제 목표를 가지고 이제 시작을 하게 됩니다.

나혜인 PD: 처음부터 반응이 굉장히 좋았나요? 어땠나요? 그때 당시에는 전혀 없었다고 하셨잖아요. 좀 충격적으로 다가오셨을 것 같거든요.

강병인 작가: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은 대단히…

나혜인 PD: 이제 어려운 일이죠.

강병인 작가: 근데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믿었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이제 그 당시에도 지금도 많이 우리가 디지털 시대잖아요. 활자나 컴퓨터에서 만드는 서체들 굉장히 이제 그것은 이제 정보의 정보를 전달함에 있어서 왜곡하지 않고 그대로 저장하고 전달하는 기능이 있었다면 그런데 이제 이 서예 또는 손글씨는 그 안에 이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거든요. 제품의 로고라면 그 제품이 만든 만들게 된 동기 그리고 누구한테 팔 것인가 어떤 시간 어떤 정성으로 만들어…

나혜인 PD: 이런 걸 사전에 다 분석을 하세요. 그러면 그렇습니다.

강병인 작가: 이제 죄송하지만 이제 활자는 정형화될 수밖에 없잖아요. 근데 손글씨나 서예 북글씨는 그 정형화에서 벗어나서 좀 자유롭게 표현할 수가 있고 그리고 또 하나가 보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글씨이니까 제품도 그래야 되잖아요.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보면 충분히 이제 시장에 어떤 가능성이 있고 또 활용 가능성도 있을 테고 그런데 이제 문제는 이제 시장에서 그 당시 초음 90년대 만 20년 초에는 활용이 되지 않았으니까 광고에서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효과가 검증돼 있어야 되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 측면에서 이제 시장 개척하기가 대단히 좀 힘들었죠.그러나 이제 새로운 가능성 다시 말하면 이제 서예적으로 보면 한자서예에 늘 눌려 있었습니다.

나혜인 PD: 한글 서예는 그렇죠. 원조가 아니었잖아요.

강병인 작가: 그러다 보니까 이제 한국 사회는 늘 반듯하고 착해야 되고 뭐 이런 게 있었는데 아니 왜 한글도 한자처럼 행초서 기분이 좋을 때는 흘려 쓰고 이렇게 가능한 것인데 안 하고 있더라는 거지. 봄은 봄처럼 꽃은 꽃처럼 쓰게 되고요. 그다음에 이제 디자인 상업적인 글씨도 뭐 어떡합니까? 이게 하나하나 스텝 바이 스텝으로 천천히 알려나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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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한국어 프로그램 나혜인 프로듀서와 대담 중인 강병인 작가 Source: Supplied / Korean program
나혜인PD: 보통 글씨체는 정해져 있죠. 예전 추리 소설을 보면 글씨체로 범인을 가릴 정도니까요. 하지만 작가님께서는 매번 다른 글자체를 만들어 내셔야 하는데요. 보통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으시나요? 그리고 작가님만의 그 하나의 글씨체도 혹시 있으신가요? 평소에 쓰실 때?

강병인 작가: 제가 기본적인 서체가 있고요. 또 이 손글씨로 또 서체 폰트로도 나와 있습니다.
봄날체라든지 또 역목체가 나와 있고요. 그 서체들은 이제 기본적으로 정형화되어 있죠.
통일되어 있는데 이제 제가 늘 이제 이 글씨를 쓰면서 기본적인 태도가 어떤 거였냐 하면 우리가 이제 시인을 보면 그 시를 그러니까 설 시점이 중요하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인 거죠. 내가 어떤 단어 봄날이라는 단어 고설이라는 글자를 쓸 때 나의 지금 감정 그리고 주변의 어떤 환경 지금 봄일 때 꽃을 쓰는 것과 아주 막 추운 겨울에 꽃을 쓰는 건 또 다를 것 같아요.

나혜인 PD: 그럴 수 있겠네요.

강병인 작가: 아 그리고 뭐 어느 날 친구하고 싸웠어. 또 만약에 연인으로 보면 헤어졌어.

나혜인 PD: 봄날에 헤어지면 느낌이 또 다르잖아요

강병인 작가: 봄이라는 글자가 정말 피어날 수가 없잖아요. 그렇듯이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것도 반복되는 말씀이지만 내가 또 쓰는 시점 보통 우리가 감정 이입이라고 하잖아요.
그 감정 이입이 어떤 상태냐 따라서 글씨는 다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 달라야 된다.
그 다름이 바로 이제 예술적 가치도 표출되는 거 아니냐라고 늘 질문을 하죠.

나혜인 PD: 디자인의 일부라고 볼 수 있겠네요. 어떻게 보면.

강병인 작가: 그러나 이제 사실 디자인도 예술적 표현 방식이고요. 그래서 그런 이제 다양성 또는 다른 글씨여야 한다는 것에 좀 출발한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혜인 PD: 한국만의 현상은 분명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손글씨를 적지 않는 시대가 없었겠죠. 지금처럼 컴퓨터의 휴대전화에 요즘은 뭐 짧은 메모라도 남기라 치면 손으로 글자를 쓰는 게 굉장히 낯설게 느껴지곤 하는데요. 좀 이런 시대를 보시면서 작가님께서 좀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도 궁금합니다.

강병인 작가: 네. 그래서 이제 저 같은 경우는 이제 이 디지털 그러니까 과학 이런 IT시대에 하루하루 뭔가가 바뀌잖아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웹 디자인 또는 인터넷 어떤 기반하는 어떤 기술들은 매일매일 바뀌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참 행운아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거하고 아무 관계없이 아날로그적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반면에 이제 그런 어떤 기술의 진보, 빠름에 저는 따라가지 않아도 되는 여유가 있어서 행복하긴 한데 또 반면에 또 이 글씨는 또 쓴다는 행위 자체에 사실 고행이 따릅니다. 수행자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글자라는 것은 이렇게 막 큰 캠퍼스에 쓰는 것도 있지만 따져보면 1mm글자도 핵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0.3mm정도 폭이 되는 획이 하나 있어야 글자가 완성이 되거든요. 근데 그 0.3mm라는 핵 안에 정말 기운, 생동감이 또 들어 있어야 됩니다. 획이 살아있어야 되고요. 어떤 이제 서예가는 이 고을 떼서 왕근의 화살을 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거든요. 그 0.3mm핵 안에 그 자신의 어떤 정신 철학을 온전히 담아야 되고…

나혜인 PD: 그 3mm도 의미가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강병인 작가: 살아있어야 된다는 얘기. 곧거나 흐느적거리더라도 그 안에 자기 정신 자기 생각 자기 얘기가 그 핵 안에 들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늘 글자를 하나 써놓고 보면 예를 들면 이 참이라는 글씨 하나 쓰잖아요. 그러면 처음에 치읓에 하나 핵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써야 됩니다. 그리고 몸 아예 가로획이 마음에 또 하나 들면 다시 써야 됩니다. 처음부터 다시 써야 되고요. 그 참이슬 썼는데 이자가 또 마음에 안 들면 또다시 처음부터 다시 써야 되는 그런 이제 여러 가지 창작의 고통은 어마어마합니다.그럼요. 그러나 디지털 시대의 손글씨 또는 붓글씨는 저는 굉장히 위로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어찌 보면 힘이다. 또 저는 개인적으로 쉬지 않고서는 멀리 갈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 디지털 시대에 캘리그래피라나 손글씨는 모든 인간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다라는 점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또 전 세계적으로 이 손글씨 붐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나혜인 PD: 뭔가 현대인에게 힐링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도 있겠네요.

강병인 작가: 가끔은 저는 이제 개인적으로 좀 거꾸로 갔으면 좋겠다. 기술이 아무리 기술은 계속 앞으로 전진만 하잖아요.

나혜인 PD: 레트로를 원하시는 많은 분들도 계시죠?

강병인 작가: 근데 우리 삶은 가끔은 거꾸로 한번 저기 구석기 시대로 한번 다들 그런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저는 이제 이 서예 또는 손글씨 먹글씨가 충분히 그런 역할을 할 거라고 보고요. 하고 있다고 보고 또 그런 점에서 오늘 시청자분들에게 손글씨 손편지 또는 또 동양의 붓을 들고 글씨를 한번 써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권해드립니다.

나혜인 PD: 네. 우리 강병인 작가님께서 글씨를 쓰는 손으로 글씨를 쓰는 행위가 굉장히 위로가 되고 힐링이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좀 이렇게 글자를 해체하면서 이런 것들을 해본다면 굉장히 마음의 평화를 주는 그런 작업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한글 멋글씨 예술가 강병인 작가님 오늘 저희 SBS한국어 프로그램 스튜디오에 나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강병인 작가: 네. 저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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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오디오 압둘라 알리크힐 프로그램 매니저, SBS 한국어 프로그램 박성일 프로듀서, 강병인 작가, SBS 한국어 프로그램 나혜인 프로듀서 Source: SBS / Korean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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