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Movember...호주 멜번에서 시작된 세계적 캠페인, 남성 건강 인식 확산의 상징
- 콧수염 Moustache의 Mo와 11월의 November의 합성어로 사전에도 등재
- 유쾌한 행동이 바꾸는 인식, 전 세계가 함께하는 11월의 변화를 만든다
- '모 브로스(Mo Bros)에서 모 시스터스(Mo Sisters), 개인과 기업 참여까지

Movember campaign Source: Getty / Getty Images
- 매년 11월이면 전 세계 남성들이 하나의 공통된 목표로 수염을 기릅니다. 면도를 멈추고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이들이 있죠. 그런데 이건 단순한 패션이 아닙니다. 콧수염 한 올 한 올에 ‘남성 건강’을 지키자는 의미가 담긴 캠페인, 바로 모벰버(Movember)입니다.
- 2003년 호주 멜버른의 한 펍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20 여 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로 확산되며 대표적인 사회 캠페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호주발 글로벌 문화 모벰버는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 특히 2025년의 주제를 중심으로 그 의미를 짚어봅니다.
- 문화로 세상을 읽는 컬처인,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합니다. 먼저, 이 모벰버 캠페인.. 이름부터 조금 생소한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캠페인인지 간단히 소개부터 들어볼까요?
- ‘모벰버(Movember)’는 콧수염을 뜻하는 Moustache의 ‘Mo’와 11월 November의 합성어입니다.
- 이 운동이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캠브리지와 딕셔너리닷컴 등 주요 영어사전에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캠브리지 사전은 모벰버를 “매년 11월, 남성들이 콧수염을 길러 건강 문제에 대한 대화를 촉진하고 모금을 하는 행사”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 모벰버는 단순한 패션 운동이 아니라, 11월 한 달 동안 면도를 멈추고 수염을 기르며 남성 건강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기부와 대화, 행동으로 이어가는 글로벌 캠페인입니다.
- 면도를 하루만 건너뛰어도 덥수룩해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공식적으로 11월 한 달간은 면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좋은 핑곗거리가 될 수 있겠어요. 그러면 수염의 모양은 각자 자유롭게 하는 건가요?
- 맞습니다. 짧게 깎은 찰리 채플린 콧수염부터, 크고 텁수룩한 스탈린 스타일, 세계적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왁스로 정리된 긴 콧수염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남성들이 한 뜻으로 참여합니다. 오히려 11월 한 달간 수염을 깎지 않고 길러 모벰버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모 브로스(Mo Bros, 수염 형제들)'라고 부르며 이들의 동참을 격려합니다.
- 평소 늘 깔끔하게 면도하던 동료가 11월에 갑자기 턱수염이 꺼칠한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모벰버에 참여하고 있는 모 브로스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모벰버, 세계적인 영어 사전에도 등재될 만큼 영향력 있는 캠페인인데요.
- 이 캠페인이 처음 호주에서 어떻게 시작됐는지도 궁금합니다. 그 출발이 꽤 우연한 계기였다고요?
- 2003년 멜번의 한 펍에서 젊은이들이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던 중 “요즘 아무도 콧수염을 안 기르는데, 그 유행을 한 번 되살려보면 어때?” 로 얘기가 흘러갔습니다.
- 이들은 오랜 기간 대중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콧수염을 다시 유행시켜 보자고 의기를 투합했고, 누가 가장 멋진 수염을 기르는지를 가리는 콘테스트를 열기로 했습니다.
- 처음엔 그냥 재미 삼아, 누가 한 달 동안 가장 멋진 콧수염을 기르나 겨뤄보자는 가벼운 콘테스트였죠. 모두 서른 명의 참가자들은 11월이 되자 바로 수염을 말끔히 면도하고, 한 달 동안 수염을 길렀습니다.
- 그런데 이 장난 같은 실험이 생각외로 큰 반향을 일으킵니다. 사람들이 관심이 점점 커지기 시작한 건데요. 참가자들은 “이왕 이렇게 주목받는 김에, 이걸 의미 있는 일로 바꿔보자.”
- 결국 이 호주 젊은이들의 장난처럼 시작된 가벼운 발상. 이렇게 또 세계적인 캠페인으로 발전이 된 건데요. 그때부터 수염을 단순한 패션이 아니라 , 남성들의 건강 이야기를 꺼내는 상징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4년 ‘모벰버 재단(Movember Foundation)’이 공식 출범하게 됩니다.
- 결국 호주 젊은이들의 장난처럼 시작된 가벼운 발상이 이렇게세계적인 캠페인으로 발전한 거네요. 모벰버 재단이 만들어 지고 나서는 실제로 어떤 변화들이 있었나요?
- 모벰버 재단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70개국 이상, 1,250여 개의 프로젝트를 지원했습니다. 호주에서는 전립선암 전문 간호 서비스(PCSNS), 정신 건강 지원 네트워크, 청년 자살 예방 프로그램 등 지역 사회 기반의 실질적 프로젝트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특히 호주 정부 보건부와 협력해 ‘Men’s Health Week’와 같은 공공 캠페인으로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또 흥미로운 점은, 모벰버가 단순히 “건강을 위한 기금 모금”에 머물지 않고 남성다움, 즉 ‘masculinity’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새롭게 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건데요. “진짜 강한 남자란,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 요즘엔 남성다움에 대한 정의도 바뀌고 있죠. ‘울지 않는 남자’, ‘참는 남자’라는 고정관념이 오히려 정신적 압박을 낳는다는 연구도 많습니다.
- 맞습니다. 모벰버 캠페인은 바로 그런 문화적 인식 변화를 강조합니다. 남성들이 정신적 어려움을 겪을 때, ‘괜찮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게 올해 캠페인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 호주뿐 아니라 영국, 캐나다, 미국에서도 “Men, let's talk” 즉 남자들끼리 대화하자는 슬로건과 함께 진행됩니다.
- 모벰버는 정신건강 외에도 전립선암과 고환암 연구에 꾸준히 기금을 지원해 왔는데, 대표적인 예로 'TrueNTH(True North)'모범버(Movember) 재단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하는 전립선암 관련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죠?
- 그렇습니다. 모벰버 재단은 지난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1,250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투자했고, 그중 많은 프로젝트가 호주 내 연구기관과 연계되어 있습니다.
- 연계돼 있습니다. 이 트루너스는 단순히 치료가 아닌 암 치료 이후의 삶, 즉 재활과 정신적 회복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전립선암 진단과 치료를 거친 남성들의 정신적인 회복, 또 나아가 환호와 그 가족 모두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합니다.
- 'TrueNTH(True North)'는 단순히 ‘치료’가 아닌, 암 치료 이후의 삶 즉, 재활과 정신적 회복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전립선암 진단과 치료를 거친 남성들의 정신적 회복, 나아가 환우와 그 가족 모두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합니다.
- True North의 의미는 늘 북쪽을 가리키는 나침반처럼, 전립선 암 환우와 그 가족들이 치료 여정에서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돕는 길잡이 역할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매년 24,000명 이상의 남성이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있습니다.
- 어 두 행사가 같은 달에 열리지만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모멤버는 호주에서 시작된 민간 주도의 글로벌 캠페인 즉 비영리 기부 운동이고요. 국제 남성의 날은 남성의 사회적 기여와 아울러 남성과 소년의 건강 문제에 집중하는 날로 기념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천이십오년 올해 국제 남성의 날의 화두가 남성 자살 제로로
- 11월에는 19일 국제 남성의 날(International Men's Day) 도 있는데요. 이 두 캠페인이 연관돼 있나요?
- 다만, 2025년 올해 국제 남성의 날의 화두가 ‘남성 자살 제로(Zero Male Suicide)’로, 모벰버가 추진하는 정신건강 캠페인과 맥락상으로는 맞물립니다. 모벰버 재단은 남성의 대표 질환인 전립선 암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전 세계 남성의 자살률을 25%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모벰버 캠페인이 한창인 시기에 국제 남성의 날이 포함돼. 11월은 남성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욱 집중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호주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모벰버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나요?
- 대표적인 행사가 ‘Mo Your Own Way’입니다. 달리기, 수영, 하이킹, 수염 콘테스트까지 자신만의 방식으로 남성 건강을 알리는 프로젝트이고요.
- 또 하나는 ‘[Mo]re Than a Run’으로, 전국 곳곳에서 참가자들이 함께 달리며 모금과 대화를 동시에 이어가는 커뮤니티 이벤트입니다. 올해는 호주 전역에서 약 10만 명 이상이 모멤버 모금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모벰버와 관련해 흥미로운 사례도 있었죠. 자전거 GPS 위치 추적 프로그램으로 콧수염을 기른 남성의 얼굴을 그려 해외 토픽을 장식했던 내용이었는데요.
- 맞습니다. '페달 밟는 피카소(Pedaling Picasso)'라고 불리는 영국의 사이클리스트 앤서니 호이트가 2021년, 8시간 30분 동안 106㎞ 자전거로 달리며 GPS위치추적 DMFH 콧수염을 기른 남성의 얼굴을 그려 화제가 됐었는데요. 이 작품은 세계에서 가장 큰 GPS 그림으로 기네스북에 올랐습니다.
- 호이트 씨는 몇 년간 정신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고, 모벰버 기금 마련을 위해 3개월간 눈, 코, 입 등의 모양에 따라 자경로를 계획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전거로 이동 중 갑작스레 도로가 폐쇄되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이 작품 세계에서 가장 큰 gps 그림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이 호이트 씨 몇 년간 정신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 그리고는 모멤버 기금 마련을 위해 삼 개월간 눈 코 입 등의 모양에 따라 자전거 경로를 계획했다고 합니다. 자전거로 이동 중 또 갑작스레 도로가 폐수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성공리에 잘 마쳤습니다.
- 11월 한 달간 수염을 기르는 것을 통해 이루어지는 모벰버(Movember) 캠페인에 참여하는 남성들을 앞서 서두에서 '모 브로스(Mo Bros, 수염 형제들)'라고 한다고 했는데, 그러면 온전히 남성들만 참여하는 운동인가요?
- 모벰버 운동은 꼭 수염을 기르지 않더라도 가능합니다. 수염을 기를 수 없는 사람들은 11월 한 달 동안 남성 건강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수염을 기르는 남성을 응원하는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 남녀노소 누구나 기부금 후원이나 다양한 활동으로 함께할 수 있고요. 예를 들어 콧수염 네일아트를 하거나 콧수염이 그려진 컵을 쓰는 등 여러 방식으로 함께 할 수 있죠. 기업 참여도 사례도 있습니다. 세계적인 스포츠카 람보르기니의 경우 보닛에 모벰버 캠페인의 상징인 커다란 콧수염 스티거를 부착해 모벰버 캠페인을 응원합니다.
- 11월, 주변에 갑자기 수염을 기르는 남성이 있다면, 그건 단순한 멋이 아니라 생명을 위한 행동일지도 모릅니다. 수염 한 올에는 유쾌함과 연대, 그리고 생명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 문화로 세상을 읽는 컬처인, 오늘은 호주가 만들어낸 세계적인 사회 운동이자 남성의 삶을 새롭게 정의하는 문화 현상, 모벰버 캠페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