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미국, 핼러윈 인기 코스튬 상위 5위까지 모두 '케이팝 데몬 헌터스' 캐릭터
- 한국 민화 '작호도'에서 영감을 받은 '케데헌' 호랑이 캐릭터 '더피'도 8위
- '오징어 게임'처럼 K-콘텐츠 코스튬 트렌드는 호주 핼러윈의 익숙한 풍경
- 호주인 21% 핼러윈 소비 참여... 트리트, 코스튬, 데코레이션에 활발한 지출



Night shot of illuminated pumpkins in front of a house Source: Moment RF / Martin Deja/Getty Images


- 10월 말이 다가오면 마켓들은 핼러윈 디스플레이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trick-or-treating', 매년 10 월 31일은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바로 핼러윈 데이죠. 핼러윈은 본래 영미권에서 기괴한 유령 복장이나 괴물 분장을 하고 집집마다 다니면서 사탕과 초콜릿을 얻는 날이었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어른들도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됐습니다.
- 최근 미국에서 조사된 핼러윈 인기 복장 순위를 보면 K 팝 애니메이션, K 팝 데몬 헌터스의 캐릭터들이 상위권을 장악했다고 합니다. 이 같은 열풍, 호주에도 빠르게 전해지고 있다는 점 주목할 만한데요. 호주의 헬로윈 분위기를 살펴보겠습니다.
- 문화로 세상을 읽는 컬처인,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최근 미국에서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이죠.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핼러윈 커스튬 순위를 장악했다고 하죠.
- 그렇습니다. 오는 31일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미국 전역은 케데헌 주인공 의상을 입은 이들로 가득 찰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미국 유에스 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구글 트렌드 자료를 기반으로 한 인기 코스튬 1위부터 5위까지가 모두 케데헌 주역 배우 스타일이 장악했다고 하는데요. 1위는 단연 케이팝 걸그룹 겸 퇴마사인 헌트릭스의 리더 루미 스타일이 차지했습니다.
- 실제로 어떤 모습들이 인기인가요? 단순히 캐릭터를 따라하는 수준을 넘어서 한국적인 요소들이 들어있는데요.
- 그렇습니다. 루미 스타일 코스튬은 상당히 디테일이 살아있습니다. 보라색 머리칼을 무릎까지 늘어뜨리고 딴 머리 끝에는 댕기를 달았습니다. 노란색 크롭 재킷에는 단청 무늬를 넣었고요. 청색 반바지에는 매듭 장식과 노리개 포인트로 한국적인 색채를 가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라색 사인검을 들면 완벽한 루미 변신입니다.
- 화룡정점이네요. 보라색 사인검까지요. 그런데 노란색에 보라색, 핼러윈 코스튬이라기에는 너무 좀 화사한데요
- 2위와 3위 역시 ‘헌트릭스’ 멤버 조이와 미라가 차지했고요. 4위에는 인간의 영혼을 노리는 악령인 5인조 보이그룹 ‘사자보이즈’의 리더 진우가, 5위는 민트색 머리 스타일로 ‘소년미’를 풍기는 사자보이즈의 메인 래퍼 베이비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 이 외에도 한국 민화 ‘작호도’에서 영감을 받은 호랑이 ‘더피’가 8위에 오르는 등, 한국적 요소가 돋보이는 캐릭터들이 상위권을 장악했습니다.
- 이미 스피릿 핼러윈 사이트를 비롯한 각종 코스튬 코너는 온라인에서 품절 대란을 겪고 있다면서요?
- 그렇습니다. 미 최대 규모 핼러윈 전문 의상 회사인 ‘스피릿 핼러윈’ 사이트에선 ‘헌트릭스’ 멤버들의 의상이 현재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온라인에서 모두 품절됐습니다.
- USA투데이는 “케데헌의 인기는 미국 전역, 전 세대에 고루 퍼져 있다”면서 “구글 트렌드 핼러윈 부문 조사 결과 모든 대도시 지역에서 상위 5위까지 ‘케데헌’ 의상이 최소 하나 이상은 포함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미 NBC뉴스는 “핼러윈 데이뿐만 아니라 아이들 생일 등 기념일에도 ‘케데헌’ 테마 파티를 여는 것이 요즘 유행”이라고 전했습니다.
- 그렇다면 호주에서도 이런 캐릭터들이 인기를 끌 수 있을까요?
- 미국의 핼러윈 코스튬 트렌드는 호주에서도 상당히 빠르게 공유되고 있습니다. 시드니와 멜버른 등 주요 도시 소매점에서는 ‘미국 인기 핼러윈 캐릭터’ 코너를 전면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요. Spirit Halloween, Amazon, Etsy 등 해외 직구 사이트를 통한 코스튬 구매도 활발합니다.
- 사실 2021년 ‘오징어 게임’ 열풍 때 이미 그 영향이 증명된 바 있죠. 당시 호주에서도 핼러윈 시즌을 맞아 ‘456번 참가자 복장’이나 ‘영희 인형 의상’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 맞아요. 특히 시드니 하버에 실제 크기 영희 인형이 설치된 이벤트가 크게 화제를 모았었죠.
- 그렇습니다. 2021년 핼러윈을 맞아 넷플릭스 호주 법인이 시드니 하버에 거대한 '오징어 게임'의 영희 인형을 설치했는데요. 하버브리지와 오페라하우스 전망을 배경으로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운영됐습니다.
- 이 행사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돼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죠. 이처럼 K콘텐츠 중심의 코스튬 트렌드는 이미 호주에서도 익숙한 풍경이 됐습니다. 특히 올해는 호주에서도 케데헌 인기가 상당해서요. 올해 핼러윈 데이 당일에는 케데헌 코스튬과 각 주인공 캐릭터로 분장한 아이들부터 성인까지 거리 곳곳에 쉽게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매년 호주 핼러윈 열기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낍니다. 핼러윈 하면 우선 으스스한 분위기, 즉 ‘스푸키(spooky)’’한 매력도 여전히 중요한 포인트겠죠?
- 그렇습니다. ‘스푸키(spooky)’라는 말은 ‘유령, 으스스한, 섬뜩한’ 것을 의미하는데요. 네덜란드어 ‘spook’, ‘유령’에서 유래했습니다.
- 핼러윈의 기원은 고대 켈트족의 샤윈(Samhain) 축제에서 시작됐습니다.. 매년 10월 31일, 죽은 자의 영혼이 이승으로 돌아온다고 믿었기 때문이죠.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가 흐려지는 날이어서, 사람들은 악령을 피하려고 괴기한 분장을 하고 불을 피웠습니다.
- 이렇게 죽음과 초자연적 존재와 연결되면서, 핼러윈은 자연스럽게 ‘스푸키’한 축제가 된 겁니다.
- 그렇군요. 핼러윈 하면 또 ‘잭 오 랜턴’이라 불리는 오렌지 색 호박 등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이것도 그런 전통과 관련이 있는 거겠네요.
- 호박 랜턴을 집 앞에 켜두는 것은 악령을 쫓기 위한 전통에서 비롯됐습니다. 고대 켈트족은 처음엔 ‘무(turnip)’를 썼는데, 미국으로 전해지면서 재배가 쉬운 ‘호박(pumpkin)’으로 바뀐 거죠. 오늘날엔 단순한 장식이지만, 스푸키 한 할로윈 분위기를 만드는 핵심 아이템이죠.
- 네, 그렇죠. 호주에서도 10월이 되면 Woolworths, Coles 같은 대형 마트와 지역 농산물 시장에서 카빙용 생호박을 쉽게 구입할 수 있죠?
- 네 퀸즐랜드 스태켈로스 농장처럼 직접 호박을 따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다만 이맘때 호주는 봄으로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기도 하죠.
- 그래서 집안 장식을 위해 너무 일찍 깎으면 호박이 빨리 상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호주 전문가들은 핼러윈 이틀 전쯤 구매해 준비하는 걸 추천합니다.
- 생호박을 구해서 눈· 코· 입 카빙을 하고 집 앞에 호박등을 켜두는 것만으로도 벌써 핼러윈 분위기가 나겠는데요. 그렇다면, 호주인들은 핼러윈에 얼마나 지출하고 있을까요?
- 호주는 핼러윈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 이벤트 중 하나입니다. 2024년 로이 모건 조사 기준으로, 호주인의 21%가 핼러윈을 기념했고요. 1인당 평균 지출액은 93달러로 집계됐습니다.
- 지출 항목은 주로 트릭 오어 트리트 간식 즉 사탕이나 초콜릿 등 구매에 38%, 핼러윈 의상 구입에 37%, 다음으로 스푸키 한 분위기의 집 데코레이션에 32% 순이었는데요. 특히 청소년 자녀를 둔 35세에서 59세 사이의 부모 세대가 가장 활발하게 소비했습니다.
- 핼러윈을 즐길 때 신경 써야 할 부분도 있겠죠? 특히 아이들이나 가족과 함께할 때 말이죠.
- 맞습니다. 서호주 소비자 보호 기관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구매한 핼러윈 제품의 절반 가까이가 안전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요 문제는 버튼 배터리인데요.
- 배터리는 어린이가 삼킬 경우 치명적입니다. 또 핼로윈 의상으로 불에 잘 타는 재질의 의류나, 성분 표시가 불분명한 화장품도 많았습니다.
- 사례도 있어 아주 특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따라서 어린이용 제품을 구매할 때는 반드시 안전인증 마크와 성분 표시 여부를 꼭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또 가능하면 온라인보다는 상대적으로 그 안전 기준을 잘 지키는 오프라인 매장, 즉 전통적인 상점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핼러윈에 빠질 수 없는 얼굴 페인팅 제품은 피부에 직접 닿는 만큼 더 세심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나 인체용이 아닌 물감을 사용하는 사례도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 어린이용 제품을 구매할 때는 반드시 안전 인증 마크와 성분 표시 여부를 꼭 확인하는 필요하고요. 가능하다면 온라인보다, 상대적으로 안전 기준을 잘 지키는 오프라인 매장, 즉 전통적인 상점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그렇습니다. 안전하게 즐기는 핼러윈. 그게 진짜 스프키의 매력 아닐까 싶습니다.
- 호주 지역별로 어떤 헬로윈 이벤트들이 준비되고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 호주 전역에서 정말 다채로운 핼러윈 이벤트가 열립니다. 먼저 시드니에서는 The Rocks의 ‘Ghost in the Rocks’ 축제가 대표적입니다.
- 푸드 트럭과 팝업 바, 유령의 집 DJ 세트, 좀비 무음 파티까지 거리 전체가 핼러윈 무드로 물듭니다. 루나 파크 시드니도 빼놓을 수 없죠. 놀이공원이 거대한 미로와 유령의 집으로 변신하면서, 테마 음식과 음료까지 즐길 수 있는 ‘Hallowscream’이 돌아옵니다. 멜번 루나 파크 역시 ‘Luna Dark’로 바뀌어 11월 2일까지 무서운 놀이기구와 라이브 음악을 제공합니다.
- 캔버라와 퍼스에서는 각각 ‘호러 트로페스트 영화제’와 Rooftop Movies에서 핼러윈 테마 야외 상영이 펼쳐지고요. 애들레이드에서는 국제 학생들을 위한 ‘StudyAdelaide 핼러윈 댄스파티’가 열립니다. 브리즈번에서는 Warehouse에서 대규모 ‘Halloween Hall’ 파티가 밤새 이어진다고 합니다.
- 요즘은 소셜 미디어를 통한 참여형 이벤트도 활발한데요. 글로벌 문화 교류 덕분에 성인들도 코스튬 파티나 테마 데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 이제는 어린이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세대와 국경을 넘어 함께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문화로 세상을 읽는 컬처인, 오늘은 호주에서 즐기는 핼러윈. 무섭지만 즐겁게, 또 안전하게 즐기는 호주 핼러윈 문화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