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인: 호주 이민자 할머니 뒷마당에서 시작된 세계의 사과 '그래니 스미스'

FRESH FOOD STOCK

Granny Smith apples sit on a stall at a fruit store in Sydney on Wednesday, Sept. 11, 2013. (AAP Image/Paul Miller) NO ARCHIVING Credit: PAUL MILLER/AAPIMAGE

150년 전 시드니 이스트우드의 영국 이민자 할머니 뒷마당에서 싹 튀워 지금은 세계적인 호주의 대표 품종이 된 초록빛 사과 '그래니 스미스'. 매년 10월 이를 기념하는 지역 축제 '그래니 스미스 페스티벌'은 올해로 40년의 전통을 이어갑니다.


Key Points
  • 우연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품종
  • 호주의 상징이 된 이민자의 유산...개척정신’과 ‘정착의 상징
  • 40년 전통의 지역 최대 축제, 그래니 스미스 페스티벌
초록빛으로 반짝이는 사과 한 알의 시작이 시드니 한인 밀집 지역 이스트우드, 한 할머니의 뒷마당이었다면 믿어지시나요?

우연히 버려진 씨앗에서 자라난 사과나무가 호주 대표 품종이 되고, 이젠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먹는 ‘그래니 스미스’가 되었습니다.

Granny Smith, 이름 그대로 ‘스미스 할머니’의 사과라는 뜻입니다. 이 사과의 기원은 150여 년 전, 당시 시드니 북쪽 교외 지역인 이스트우드의 마리아 앤 스미스(Maria Ann Smith) 할머니의 집 뒷마당에서 시작됐다고 전해집니다.

마리아 앤 스미스는 1838년 남편과 다섯 자녀와 함께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로 이주 했습니다. 그리고 당시로는 시드니 교외 지역이었던 이스트우드에 34에이커의 농장을 605 파운드에 사들여 과수원을 가꿨습니다.
Maria Ann Smith and her eldest son Thomas (courtesy of Alan Smith)
Credit: City of Ryde
어느 날 마리아 스미스가 시장에 다녀와 먹고 남은 작은 사과 씨앗을 집 뒤 개울가에 버렸는데, 몇 해 뒤, 그 자리에서 새로운 사과나무 한 그루가 자라났다고 합니다. 그 사과는 다른 품종과 달리 빛깔이 선명한 초록색이었고, 맛은 새콤하면서도 신선한 향이 강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 농업부 기록에는 “그녀의 뒷마당에서 우연히 싹튼 씨앗”이라고 남아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기존 도메스틱 사과와 야생사과(Malus sylvestris)가 자연적으로 섞여 생긴 기적의 사과였을 거라 보고 있습니다.

한편 시드니 한인 밀집 지역이자 한인타운이 형성된 이스트우드에서는 매년 10월이되면 대규모 지역 축제가 열리는데요. 바로 ‘그래니 스미스 페스티벌(Granny Smith Festival)’입니다. 올해로 40주년을 맞는 이 축제는 매년 약 8만에서 10만 명이 참여하는 라이드 시 최대의 지역 행사이자 스트리트 퍼레이드 규모로는 시드니 마디그라 다음으로 큰 축제입니다.

1985년 처음 시작된 이래 매년 10월 셋째 주 토요일에 열리고 있으며 올해는 이번주 토요일인 10월 18일에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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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ny Smith Festival 2025
페스티벌에서는 ‘그래니 스미스 여왕’ 대관식, 지역 퍼레이드, 라이브 공연,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놀이마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집니다.

또한 이스트우드 코리아타운의 케이마당에서는 케이팝 공연과 한국 전통 음악 공연이 펼쳐지고, 한복 입기 체험 행사도 열립니다. 그래니 스미스 페스티벌을 기념하는 코리아타운 행사에는 SBS 한국어 프로그램이 미디어 파트너로 함께 합니다.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팟캐스트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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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방송되는 한국어 프로그램 전체 다시듣기를 선택하시려면 이곳을 클릭하세요. SBS 한국어 프로그램 팟캐스트는 여기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 초록빛으로 반짝이는 사과 한 알. 그 시작이 시드니 한인 밀집 지역 이스트우드 한 할머니의 뒷마당이었다면 믿어지시는지요?

- 우연히 버려진 씨앗에서 자라난 사과나무가 호주의 대표 품종이 되고, 이젠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먹는 그래니 스미스가 되었습니다. 오늘 컬쳐인에서는 이 특별한 사과, 그래니 스미스의 기원, 그리고 그 고향 이스트우드에서 열리는 지역 축제 그래니 스미스 페스티벌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 봅니다.

- 네, 문화로 세상을 읽는 컬쳐인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한국은 올해 금사과가 됐다고 해요. 추석을 앞두고 한국의 사과가 예년보다 거의 32 퍼센트 가까이 폭등을 했다는 뉴스가 있던데요. 아마 다들 들어 보셨을 것 같아요. 호주의 사과 그래니 스미스도 이맘때가 제철이죠.

- 네, 맞습니다. 호주 사과 그래니 스미스도 지금이 제철입니다. 10월 하순쯤이면 열매가 익는데요. 껍질은 선명한 녹색이나 또 옅은 노란빛을 띠죠. 그래니 스미스는 단단하고 아삭한 식감 특히 새콤한 맛이 특징인데요.

- 산도가 좀 강한 편이라서 단 맛을 더 선호하는 한국에서는 많이 재배되지 않지만 샐러드나 주스로 인기가 높습니다. 또 호주를 비롯한 서양에서는 주로 애플파이나 타르트 같은 베이킹 재료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 사과가 건강식품이라는 건 익히 알고 있지만 그래니 스미스는 특히나 다이어트 그리고 장 건강에도 좋다고 알려져있죠

- 그렇습니다. 하루에 사과 한 알이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말, 그중에서도 이 녹색 사과 바로 그래니 스미스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주입대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그래니 스미스에는 비소화성 화합물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체내에 유익한 균이 잘 자라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해요.

- 장내 세균 균형을 개선하고 또 비만이나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혀졌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후지나 갈라, 골든 딜리셔스 같은 품종들 대부분의 사과에도 들어있지만 그중에서도 그래니 스미스가 가장 많은 그 유익한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 같은 사과라도 품종에 따라 효과가 다르군요.

- 이름부터 굉장히 독특하고 또 인상적인데요. 그래니 스미스, 할머니 이름이잖아요.

- 맞습니다. 그래니 이름 그대로 스미스 할머니의 사과라는 뜻인데요. 이 사과의 기원은 약 150년 전으로 올라갑니다. 당시 시드니 북쪽 교외 지역인 이스트우드의 마리아 앤 스미스 할머니, 당시는 할머니는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마리아 앤 스미스 여사의 집 뒷마당에서 시작이 됐다고 전해집니다.

- 마리아 앤 스미스는 1838년 남편과 다섯 자녀와 함께 호주에 뉴사우스 웨일스로 이주했습니다.

- 영국에서 온 이민자였군요.

- 네, 그렇습니다. 새로운 나라에서 몇 년의 정착과정을 보내고, 당시로는 시드니 교외 지역이었던 이스트우드 지역에 34에이커의 농장을 605파운드에 사들여 과수원을 꾸리며 살았다고 전해지는데요.

- 남편 토마스 씨가 병약해 나중에는 과수원 일을 도맡아 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마리아 스미스가 시장에 다녀와 먹고 남은 작은 사과 씨앗을 집 뒤 개울가에 버렸는데 몇해 뒤 그 자리에서 새로운 사과나무가 자라났다고 합니다. 그 사과가 다른 품종과는 달리 빛깔이 선명한 초록색이었고

- 또 맛은 새콤하면서도 신선한 향이 강했는데요. 마리아 스미스는 처음 맛보는 이 사과를 주변에도 나누어 주었는데 처음에는 주변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 그렇군요. 그러니까 인위적인 교배가 아니라 결국 자연이 만든 사과였네요. 그럼 그 나무에서 자란 사과가 지금 우리가 먹는 그래니 스미스의 원형인가요?

- 원형 맞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아는 그래니 스미스 사과의 첫 세대라고 할 수 있죠.

- 뉴사우스 웨일스 농업부 기록에도 그녀의 뒷마당에서 우연히 싹튼 씨앗이라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우연히 그래니 스미스는 그러니까 인위적인 교배가 아닌 자연 교작, 즉 우연히 생긴 잡종이라는 시들링 하이브리드에서 시작된 품종이라는 분리인데요. 과학자들은 기존 도메스틱 사과와 야생 사과가 자연적으로 섞여 생긴 기적의 사과였을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또 시드니 대학교 다니엘 탄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재배용 사과와 야생 게 사과, 크랩 사과라는 애플 크랩 애플이 있습니다. 이 사과의 자연 교배종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더욱 독특한 산미, 약간의 신맛 또 단단한 식감이 생긴 것이라고 말합니다.

- 정말 기적의 씨앗 같은 이야기네요. 말 그대로 자연이 만들어낸 이 하이브리드 사과였던 건데요

- 그런데 정작 마리아 스미스 여사는 이 사과가 유명해지는 걸 못 봤다고요.

- 네, 1868년에 처음으로 이 사과를 발견했지만 2년 뒤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후 1890년 그녀의 가족과 지역 과수업자들이 스미스의 묘목이라는 스미스 시들링이라는 이름으로 당시 카슬힐에서 열렸던 농업 원예 박람회에 출품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는데요. 또 이듬해에는 같은 행사에서 그래니 스미스 품종으로 만든 사과 요리를 선보여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그리고 4년 뒤인 천팔백구십오년 뉴사스웰스 농업부가 수출형 품종으로 공식 인정을 하게 됩니다.

- 말하자면 그레니 스미스는 호주의 개발 품종인 핑크 레이디 혹은 또 재즈 사과 같은 신품종 사과의 조상이라고 볼 수 있겠죠.

- 맞습니다. 조상격입니다. 그래니 스미스는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호주 산업계가 생산품의 대량 수출을 꾀했을 때 제대로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1960년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1975년까지 호주 전체 사과 수출액의 절반인 50퍼센트를 차지할 정도였습니다. 이제 그래니 스미스는 호주뿐만이 아니라 가까운 이웃나라 뉴질랜드, 칠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와 같은 남반구 지역에서도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뭉근하게 끓여도 산도와 식감이 뛰어난 데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애플파이나 타르트와의 조합으로 사랑받고 있는데요.

- 특히 그래니 스미스, 냉장 보관한 지 6개월이 지나도 그 신선도가 그대로 남아있을 만큼 그 단단함을 특성으로 하고 있습니다. 식품 전문가들은 그래니 스미스에 대해 테니스공처럼 탄성도 뛰어나서 배송을 해도 잘 버티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 이게 단순한 농업의 성공이 아니라 이민자의 꿈같은 상징이라고도 읽히는데요.

- 그렇습니다. 세상의 한 쪽 끝에서 반대편까지 옮겨 다니며 그 우수성을 알린 스미스 할머니의 사과는 호주로 이주해 다섯 아이를 키우고 병든 남편을 돌보면서도 농장을 운영한 할머니처럼 강인한 사과가 됐습니다.

- 말씀하신 대로 이민 정착 그리고 지역사회의 뿌리같은 키워드를 품고 있습니다.

- 그렇습니다. 시드니의 라이드 소재 세인트 앤 교회의 묘지에 그레니 스미스 여사의 묘비가 남아있고요. 묘비에는 사과와 잎사귀 모양의 아치가 새겨져 있습니다.

- 그리고 그 옆에는 그래니 스미스 사과를 재배한 마리안 앤 스미스의 업적을 기리는 그래니 스미스 메모리얼 파크도 있습니다.

- 몰랐던 사실이네요. 이스트우드 지역 주민이라면 누구나 아실텐데 한인 밀집지역이자 또 한인타운이 형성된 이스트우드, 매년 10월이면 이곳에서 대규모 축제가 열리죠?

- 맞습니다. 바로 그래니 스미스 페스티벌입니다. 올해로 40주년을 맞게 되는데요. 매년 8만에서 10만 명 가까이 참여하는 라이드시 최대의 지역 행사입니다. 스트레이트 퍼레이드 규모로는 시드니 마디그라 다음으로 큰 축제로 알려져 있고요. 1985년 처음 시작된 이래 말씀하신 대로 매년 10월 셋째 주 토요일에 열리고 있습니다.

- 스미스 여왕 대관식도 열리는데요. 페스티벌에 앞서선 사과 미인을 선발합니다. 그래서 이날 대관식이 이루어지고요. 또 지역 퍼레이드, 라이브 공연, 아이들을 위한 놀이 마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지는데요. 특히 그레니 스미스 코스튬을 한 약 1000 명의 지역 참가들이 참여하는 이 그랜드 퍼레이드 행사는 하이라이트기도 합니다.

- 직접 바구니에 담긴 초록 사과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합니다.

- 저도 본 것 같아요. 앞서 그래니 스미스 사과가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가 이 카슬힐 원예 박람회에 출품한 애플파이가 우승을 차지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 그래니 스미스 사과를 이용해서 만든 사과 디저트 경연대회도 있다고요?

- 네 맞습니다. 이 지역 주민들이 만든 애플파이 빨리 먹기 대회입니다.

- 전통적으로 이어지는 행사고요. 그래니 스미스 사과의 기원에 대해 재미있게 들려주는 동화구연도 있고요.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 화려한 라이브 공연, 또 잔치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거리지 않습니까? 거대한 음식 시장까지 이렇게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가 아주 다양한 축제입니다. 이 페스티벌의 마지막은 피날레 쇼와 화려한 불꽃놀이로 마무리됩니다.

- 한 할머니의 작은 호기심이 만든 세계적인 유산 그리고 그 이야기를 지역이 계속해서 기억하고 있다는 오늘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동네 마트에서 그래니 스미스 사과를 고를 때마다 왠지 조금 더 따뜻한 마음이 들 것 같습니다.

- 네 맞습니다.

- 올해 그래니 페스티벌은 10월 18일 토요일입니다. 이스트우드 방문하셔서 가족들과 함께 초록빛 사과 향기로 가득한 하루를 보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문화로 세상을 읽는 컬쳐인. 오늘은 할머니의 뒷마당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호주사과 그래니 스미스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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