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까치 외 ‘스우핑’하는 노이지 마이너, 플로버, 부처버드 등 다양한 새
- 대부분의 새는 사람 얼굴 기억해 반복적으로 공격할 가능성 높아
- 모자나 헬멧 등 머리 보호구 착용, 조용히 자리를 피하는 것이 최선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밖에 나가서 산책하거나 자전거 타시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갑자기 머리 위로 날아드는 새 때문에 깜짝 놀란 적 있으신가요? 이게 바로 ‘스우핑(새가 급강하여 공격)’현상인데요.
저번 익스플레이너에서 호주 까치 공격에 맞서는 안전한 대처법을 소개했습니다. 까치는 일반적으로 8월 말부터 11월 사이, 번식기에 사람을 향해 스우핑을 합니다.
이 시기 동안 까치는 둥지에 알을 낳고, 약 6주간 새끼가 독립해 떠날 때까지 둥지를 적극적으로 방어합니다.
그런데 사실 까치 말고도 사람을 향해 급강하여 위협하는 새들이 꽤 많다고 합니다.
도시 생태학자이자 그리피스 대학교 대릴 존스 명예 교수에 따르면, 이렇게 사람을 공격하는 대부분의 새는 “둥지를 지키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노란색 가면을 쓰고 있는 듯한 가면물떼새의 날카로운 울음소리부터 시끄러운 무리를 지어 다니는 노이지 마이너(Noisy miner)까지, 스우핑을 하는 여러가지 새들과 그 특징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바로 노이지 마이너, 이름처럼 굉장히 시끄럽고 무리를 지어 다니는 새인데요. 회색 몸에 검은 뺨과 노란 부리를 가진 이 새는, 집단으로 둥지를 지키기 때문에 자주 사람에게 날아들기도 합니다. 스우핑을 하지만, 그래도 다행히 사람을 다치게 하진 않는다고 하네요.
두 번째는 플로버(Plover), 한국어로 ‘가면물떼새’로 알려진 새인데요.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가면물떼새는 흰 배, 갈색 날개, 검은 왕관 모양을 가지고 있고 노란 부리와 날개에 작은 가시가 돋아 있습니다. 이 새는 공원, 주차장, 운동장 같이 사람 많은 곳에 둥지를 틀기 때문에 쉽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땅에 둥지를 트는 탓에 항상 위협에 민감하며, 가면물떼새는 스우핑할 때 사람에게 직접 부딪히지 않고 날카로운 울음소리로 겁을 주려고 합니다. 소리는 무섭게 지르지만, 실제로 공격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하지만 진짜 조심해야 할 새도 있습니다. 바로 세 번째 부처버드(Butcherbird)입니다.
까치랑 비슷하게 생긴 이 새는 진짜로 사람 피부를 살짝 물어뜯기도 한다고 합니다. 부처버드는 까치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훨씬 영리해서 까치처럼 쉽게 잡히지 않는다고 하니 각별히 조심해야겠습니다.
도시 지역에서는 드물지만, 까마귀 역시 사람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시드니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 큰 까마귀(Australian raven), 브리즈번에서는 토레스 까마귀(Torresian raven)가 그 예입니다.
그리고 혹시 반복적인 장소에서 "왜 나만 자꾸 공격당하지?"라고 의문이 든 적이 있으신가요? 까치, 까마귀, 부처버드 같은 새들은 사람 얼굴을 기억할 수 있어서 자신을 위협으로 인식한 사람을 기억해 계속 공격한다고 합니다. 특정 사람만 기억해서 다시 공격하는 예도 있다고 하니, 정말 영리하지만 꽤 위협적인데요?
대릴 존스 명예 교수는 학생들에게 까치가 둥지를 튼 나무 주위를 돌아다니며 둥지를 쳐다보게 하는 실험을 했는데, 다섯 번이나 둥지를 쳐다본 학생만 까치가 공격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둥지를 괴롭히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만약 스우핑을 당한다면 그건 아주 작고 소중한 새끼가 든 둥지 근처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는 뜻이니, 얼른 그 자리를 떠나야 합니다.
그리고 모자나 헬멧 같은 머리 보호구를 착용해 안전을 지키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들이 공격할 때는 화를 내거나 반격하기보다는 “이 근처에 새끼가 있구나” 하고 이해하며, 조용히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입니다.
봄철에는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새들과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연 속에서 새들의 존재를 배려하며, 즐겁고 안전한 봄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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