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호주, 기후변화로 생기는 피해…대부분 '물'과 관련
- 호주 남부, 가뭄 피해…시드니 주변 홍수 피해 늘어
- 기후변화 심각해질 경우…호주 주거지 변화할 것
- 범람원에 주택 건설하는 경우 많아…nature based solutions 고려해야
김하늘 PD (이하 진행자): 최근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호주 역시 Extreme weather로 인해 홍수 등 다양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SBS 한국어팀은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환경 분야 전문가와 함께 지구, 특히 호주의 환경문제와 관련해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려 합니다. 멜버른대학교의 류동렬 교수님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류동렬 멜버른대학교 교수. Credit: SBS Korean Credit: Photo: Peter Casamento /Peter Casamento/Casamento Photog
멜버른대학교에 임용된 지는 다음달이면 이제 16년이 되고요. 호주로 이전하기 전에는 미국에서 농무부 산하 수문 원격탐사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약 2년 정도 연구활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는 서울대학교에서 학부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어바인(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에서 지구시스템과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진행자: 네. 이력이 정말 화려하신데요. 최근 기후 변화가 심각해지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우선 기후 변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짚어 주신다면요?
류동렬 교수: 제가 자주 받는 질문 중의 하나입니다. 근데 이 질문은 약간의 배경 설명이 필요해요. 왜냐면 우리가 사는 지구의 기후라는 게 원래 자연적인 요인에 의해서 늘 변화하고 있거든요.
빙하기와 간빙기가 교차적으로 발생했다는 증거도 많고요. 그 이유로 들 수 있는 것은 일단 지구의 공전 궤도와 자전축이 주기적으로 변합니다. 약 2만년에서 11만년 주기로 변하는데 그 주기에 따라서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광 에너지가 변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긴 주기 외에 빙하기하고 간빙기가 교차를 하게 됩니다.
그보다 좀 더 짧은 주기로는 자연적인 변화로는 화산 폭발이나 갑작스럽게 대량의 담수가 대륙에서 해양으로 유입되면서 생기는 좀 짧은 주기의 변화도 지구 기후 변화의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말씀하신 기후변화라고 하면, 20세기 중후반부터 지속적으로 관측되고 있는 지구온난화하고 그로 인한 자연재해 증가 등을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특히 지구 지표 근처 대기온도는 1990년도 후반부터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1997년 이후로는 매년 지구의 평균 최고온도를 갱신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폭염, 홍수, 가뭄 등의 빈도가 증가하고요. 우리가 이야기하는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를 얘기할 때는 주요 예로 들고 있는 것이 역시 산업 활동이나 에너지 생산 증가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증가를 들 수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대기의 온실가스가 많이 증가하면서 지구가 자연적으로 우주로 내보내던 복사열이 감소하면서 온난화가 심해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진행자: 네, 그렇군요. 그렇다면 교수님, 특히 호주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나라 중 하나라고 들었는데요. 현재 호주에서 기후변화로 나타나는 피해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류동렬 교수: 호주에서 기후변화로 생기는 피해는 대부분 물과 관련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좀더 잦아지고 강도가 심해지는 폭염, 산불 문제가 있을 수 있고요. 그리고 가뭄 문제가 더 심하다고 할 수 있죠.
가뭄 같은 경우는 최근에 저희가 1997년에서 2009년사이에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밀레니엄 드라우트(Millennium drought)라고 불리우는 아주 심한 가뭄을 겪었죠. 남부하고 남동부 지역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가뭄 피해로 인해서 일반적인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도 굉장히 제한돼 있었고요.

그리고 해수 온도 증가와 산성화로 인한 산호초 피해, 그레이트베리어리프(Great Barrier Reef)의 산호초가 많이 급격하게 죽는 피해도 최근에 시작이 됐죠. 그리고 생물다양성 감소도 큰 피해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아, 네, 그렇군요. 그렇다면 교수님의 전공과 연관지어서 좀 더 자세하게 얘기 나누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바로 호주에서 최근 증가하고 있는 홍수와 관련된 문제일 텐데요. 가장 최근에도 시드니에서 굉장히 큰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호주에서 증가하는 홍수 문제도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류동렬 교수: 기후변화가 확실히 영향을 미치기는 하죠. 하지만 우리가 느끼듯이 최근의 집중호우가 심해진 것 같다라는 것은 적어도 남부나 남동부, 남서부 지역에서는 우리가 체감하는 것 하고는 다르게 실제로 홍수의 빈도나 강도가 뚜렷하게 증가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셨듯이 시드니에는 예를 들어서 2020년 같은 경우에는 퀸즐랜드남쪽의 100년에 한 번 온다는 홍수가 2020년 상반기에만 두 번이 왔죠. 굉장히 확률적으로 낮은 일인데 그것이 전반적으로 강수량이 증가하고 집중호우가 증가하는 해당 지역의 기후변화와 관련이 높다는 것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아, 네, 그렇군요. 그렇다면 지금과 같이 기후변화로 인해 extreme weather가 증가하고 이로 인한 홍수가 늘어나게 된다면 호주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실까요?
류동렬 교수: 호주의 모습이라고 했을 때, 호주에서 사람들이 사는 주거 지역의 변화를 말씀하시는 것 수도 있고 자연 환경을 말씀하시는 것일 수도 있는데, 호주는 일단 면적이 오는 넓고 열대기후에서 건조기후까지 포함한 대륙이기 때문에 지역별로 변화의 양상이 많이 다를 거예요.
예를 들어서 북부 지역같은 경우에는 전반적인 강수량과 집중호우가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그쪽에서는 범람원이 생기는 일이 잦아질 것이고요. 남쪽에서는 그 반대로 강수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생기는 건조화로 인한 변화가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 홍수는 원래 자연스럽게 생기는 과정입니다. 홍수가 우리가 사는데 불편함을 초래하긴 하지만 홍수 자체는 굉장히 자연스러운 사이클이고 홍수 때문에 자연스럽게 물과 그리고 영양분이 이동하는 그 사이클을 막는 것이 사실은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되죠.
그래서 자연환경의 관점으로 보자면 홍수가 심해지고 홍수가 잦아지는 것 자체는 환경에 큰 영향을 못 미칠 겁니다. 오히려 생물종의 다양성의 자연스러운 이동을 담보하기에는 홍수가 지속적으로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게 훨씬 더 건강한 자연 생태계 환경에 좋죠.
하지만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죠. 우리가 많은 불편을 감수를 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서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뚜렷한 변화는 우리의 주거지역에 큰 변화가 생길 거에요.
최근 20년 동안 호주의 주택 붐이 일면서 여기저기 새로운 주거지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데 그 중에 많은 수가 원래는 집을 지으면 안 되는 범람원의 집을 짓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은 범람원 지역이 강에서 가깝거나 아니면 해안선에서 가깝기 때문에 풍광도 좋고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많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요.

Flood in Bangladesh Source: AAP
진행자: 아, 굉장히 흥미롭네요. 홍수가 자연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오히려 미칠 수 있지만 사람들의 주거지문제에는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렇다면 급등이 늘어나는 홍수문제를 대처하기 위해서 는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 필요할까요?
류동렬 교수: 예, 좋은 질문이세요. 이게 어려운 질문인데 대부분의 시민들이 알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고 약간 덜 관심을 갖는 부분이기도 하죠.
일단 홍수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좀 전에 말씀드렸듯이 홍수 피해라는 것이 홍수 자체 에 의한 것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자연을 개발하고 주거지를 개발하고, 주거지를 확장하는 방식 에서 기인한 것이 많거든요.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우리가 홍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그리고 우리가 자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적응을 해서 살 때 가장 생태계나 비용적인 측면에서 피해가 적다는 것을 인식을 하고 그러한 nature based solutions이라고 많이 얘기를 하는데요.
자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적응을 하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정부 정책을 지원 지지를 하구요. 저희가 시민 사회의 일원으로서도 저희가 사는 작은 지역을 위한 어떤 정책보다는 전체 좀 더 큰 전체의 소외의 예에서 지속적으로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지지하는 것이 필요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네, 그렇다면 기후변화로 인해 또 주목하는 부분 중 하나가 해수면 상승문제일 텐데요. 호주에서 해수면 상승과 관련해 불거지는 문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류동렬 교수: 해수면 상승이 호주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죠.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데 일단 해수면 상승은 제 전공분야는 아닙니다. 그래서 제가 상식적인 선에서 말씀을 드리자면, 상상할 때 해수면이 상승을 하면 건물이 물에 잠기고 도시가 물에 잠기고 이런 상황을 생각을 하는 수도 있어요.
일부는 맞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그 많은 섬으로 이뤄진 작은 나라의 경우에는 실제로 해수면이 상승해서 해안가에 있는 건물 자체가 그냥 물에 잠기는 경우도 발생을 하죠.
하지만 호주 같은 경우는 그런 피해보다는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해안선 침식이 좀 가속화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해변에 가시면 큰 모래 구덩이가 생긴다거나 아니면 해안선이 도로쪽으로 붙어 있는 경우를 보실 수도 있습니다. 그로 인해서 건물이나 도로, 교량 같은 데 피해를 줄 수 있죠.
진행자: 아,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이제 기후변화와 관련해 자세히 모르거나 알지만 실천하기 어려워하는 분들을 위해 조언해주고 싶으신 내용이 있으실까요?
류동렬 교수: 일상생활 속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얼마나 제한적인 기후 조건 하에서 살고 있는지를 올바로 볼 수 있으면 기후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자연스럽게 많은 방법을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화성에서 인간이 산다, 화성에서 물의 흔적을 찾는다, 이런 논의를 시작한지가 꽤 됐죠. 그래서 다음 세기가 되면 화성에서도 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희망을 갖고 사는데 사실은 인간은 남극이나 사하라 사막처럼 화성에 비해서 물이나 산소가 훨씬 풍부한 곳에서도 살지 못하거든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죠.

While it seems like these days everyone is going off-grid, building a sustainable house was an unusual undertaking in 1993. Source: AAP / AAP Image/Raoul Wegat
그리고 일상적인 경우에는 생활 속에서는 난방이나 조명 등을 통해 사용되는 에너지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작은 습관이 큰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기후 변화 속도를 늦춘다는 생각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물건이든 에너지든 기본적으로 꼭 필요한 만큼만 소유하고, 사용한다는 기본 마인드만 가지고 있으면 사실은 방법 자체는 아주 다양한 형태로 발현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진행자: 아 그렇군요. 오늘 좋은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은 류동렬 교수님과 함께 호주의 환경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내용들 짚어봤습니다. 류동렬 교수님,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류동렬 교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