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신년 특집: 호주 미래 직업 보고서 - AI 지각변동 겪는 전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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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SBS News, Moment RF / Andriy Onufriyenko/Getty Images

2026년, AI는 이미 호주 전문직 현장의 기본 전제가 됐습니다. 호주 한인 전문직 현장에선 누가 살아남고, 누가 진입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기준이 바뀌고 있습니다.


2026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호주 전문직 현장에서 이미 시작된 변화는 새해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는데요.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 AI가 있습니다.

법률과 정보기술, 회계와 통번역까지, AI는 전문직을 대체하고 있다기보다는, 누가 살아남고 누가 진입할 수 있는지의 기준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이민자, 한인 노동자에게 더 직접적으로 체감되고 있습니다.
높은 전문직 비중, 그러나 진입은 더 어려워져

통계만 보면 한인 전문직의 비중은 결코 낮지 않습니다.

2021년 호주 통계청(ABS)에서 실시한 전국 인구조사 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한국 출생으로 호주에 거주 중인 사람들 가운데 전문직 종사자는 1만5814명, 전체의 25.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IT 관련 직종 역시 한인 커뮤니티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보입니다.

각 직업군별로 살펴보면 소프트웨어 및 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머는 한인이 많이 종사하는 직업 16위(0.7%)로 나타났습니다. 산업군 기준으로는 컴퓨터 시스템 설계 및 관련 서비스가 11위(0.9%)로 집계됐습니다.

많은 한인 동포들이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만큼, 영향은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직 종사자의 비중은 높은 상태이지만, 신규 진입과 초반 경력 형성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그 핵심 요인 중 하나가 바로 AI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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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원 씨. Source: Supplied
AI 이후, 달라진 인력 채용 방식

25년차 IT 전문 서포트 엔지니어 박길원 씨는 지금 IT 업계를 “한 번 더 큰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시기”라고 표현합니다.

AI가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업무 구조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박길원 씨는 "AI를 활용한 코드를 생산해내는 시대"라며 "그래서 AI한테 대략적인 흐름만 말해주면 코드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숙련된 개발자들한테는 엄청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경험이 없는 초보 개발자들한테는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 돼 버렸다"고 말합니다.

AI는 숙련자에게는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도구가 됐지만, 주니어와 신입에게는 ‘배워가며 일할 기회’ 자체를 줄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사람이 하던 일을 이제는 AI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멜번대 IT 관련 학과를 졸업한 김은지 씨는 AI가 IT 업종의 일자리를 갈수록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은지 씨는 "예전에 5명이 했던 일이 있다면 지금은 AI가 적용되면서 두세 명이 해도 충분해지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이 변화는 곧바로 채용 구조로 이어집니다.

기업은 더 이상 '가르쳐야 하는 인력'을 선호하지 않으며, AI를 전제로 한 기대치가 신입에게도 적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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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씨. Source: SBS Korean
신입이 사라진 시장, 더 높아진 기준

멜번대 IT 전공 학생 김현수 씨는 신입 채용 공고 자체를 찾기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김현수 씨는 "제 생각에는 신입을 많이 뽑지는 않는 것 같다"며 "제가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를 찾은 것도 학교랑 회사가 연결돼 있어서 학교를 통해서 인턴십 하는 학생들을 찾는 회사여서 쉽게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또 "호주 Seek.com 같은 곳에서 해당 직종으로 검색을 하면은 주니어를 뽑는 회사는 조금 찾기가 힘들었다"고 전합니다.

대신 학교 연계 인턴십이나 네트워크 기반 채용이 사실상 유일한 진입로가 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AI가 업무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기업은 '이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신입에게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현수 씨는 "제가 인턴십을 하면서 느끼는 것도 시니어들이 처음부터 주니어한테 요구하는 조건이 조금 높은 것 같다"며 "경력이 없는 사람을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는 해야 된다라는 그런 기대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인 구직자에게는 이 변화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데요.

기술 격차에 더해,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문화 적응까지 동시에 검증받기 때문입니다.

법조계도 예외는 아니다

AI의 영향은 IT 업계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법률 분야에서도 문서 검토, 서면 정리, 리서치 등 많은 업무가 이미 기술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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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변호사. Source: Supplied
호주에서 활동 중인 한인 변호사는, AI 도입 이후 변호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오히려 더 넓어졌다고 말합니다.

박용준 변호사는 "AI 기술이 좀 도입이 많이 되면서 또 이제 변호사들한테 요구하는 스킬들이 좀 더 다양해지고 저희가 그만큼 할 수 있는 일도 더 많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또 주니어 변호사들도 이제 채용을 할 때 좀 더 포괄적인 관점에서 후보자가 어떤 스킬을 가지고 있는지 여러 부분을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법조업계에선 AI가 법조인의 역할을 줄이기보다는, 시간의 쓰임을 바꾸고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박용준 변호사는 "변호사 개인 한 명이 같은 시간에 할 수 있는 업무가 더 많아졌기 때문에 AI를 활용해서 더 많은 고객을 만나고 다른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AI는 위협이 아니라 기준"

이민자들의 일자리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지속해 온 디킨 CREATE센터의 카렌 던우디 책임자는 전문직 전반에서 AI가 이미 기본 도구가 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던우디 책임자는 "기본적인 업무나 계약서 검토, 또는 통역사의 경우 직접 번역 같은 작업들은 이미 기술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예를 들어, 많은 회계사들이 현재 AI 도구를 활용해 경비 처리를 자동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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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en Dunwoodie. Source: Supplied
이어 "전통적으로 담당자를 고용했을 법한 비교적 기본적인 업무를 현재는 AI 도구를 사용해 처리하고 있다"며 "마찬가지로 통역사나 번역사들도 번역 도구, AI 도구와 함께 작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매일 등장하는 새로운 AI들은 훨씬 더 나은 성능을 보여주고,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작업을 수행한다"며 "따라서 많은 직업군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AI가 전문 업계에서 모든 것을 대체하지는 못한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신뢰와 맥락이 중요한 전문직에서는 인간의 판단과 책임이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는 설명입니다.

던우디 책임자는 "인간적인 측면이 매우 중요하다며 기계가 모든 걸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기계는 인간적인 면이 없고, 입력된 대로만 출력할 뿐이라며 신뢰의 수준과도 관련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던우디 책임자는 앞으로의 전문직 경쟁력은 AI를 얼마나 잘 '쓰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합니다.

던우디 책임자는 "하지만 AI에게 어떤 프롬프트를 입력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즉, AI에게 필요한 결과를 얻기 위해 올바른 지시를 내리는 것 자체가 하나의 기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AI를 단순히 위협으로만 보지 말고 자신의 전문성을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법을 반드시 배워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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