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전 세계 홀린 ‘케데헌’ 신드롬 A to Z

Netflix's "KPop Demon Hunters" Special Screening

LOS ANGELES, CALIFORNIA - JUNE 16: Ejae attends Netflix's "KPop Demon Hunters" Special Screening at Netflix Tudum Theater on June 16, 2025 in Los Angeles, California. (Photo by Alberto E. Rodriguez/Getty Images) Credit: Alberto E. Rodriguez/Getty Images

걸그룹이 악령을 사냥하는 파격 설정에 K팝 감성과 한국 전통문화의 디테일까지 더해진 ‘케데헌’, 지금 전 세계 팬덤을 사로잡으며 K-콘텐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습니다.


Key Points
  • K팝 걸그룹과 퇴마 판타지의 만남, 전무후무한 이색 조합
  • 민화부터 김밥까지, 살아 있는 한국 문화 디테일이 녹아든 연출
  • K-콘텐츠의 진화…비주류 장르인 애니메이션으로도 세계적 성공
K-콘텐츠가 또 한 번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K-팝 걸그룹이 악마와 싸운다?

이 파격적인 설정을 담은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지금, 지구촌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미국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한 넷플릭스 신작.
바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인데요.

넷플릭스 영화부문 글로벌 1위, SNS 팬아트 폭발, K-팝 팬덤의 뜨거운 반응까지 '케데헌'은 지금, 전 세계 콘텐츠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문화로 세상을 읽는 컬처인, 오늘은 세계를 열광시킨 K-팝 퇴마 액션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신드롬을 집중 조명합니다.
컬처인,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합니다.

박성일 PD: ‘K-팝 걸그룹 아이돌이 악령을 사냥한다’는 파격적인 콘셉트가 전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는데요. 퇴마 액션 애니메이션 ‘K-Pop Demon Hunters’, 일명 ‘케데헌’으로 통하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케데헌 혹은 케데몬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K-팝 걸 그룹의 퇴마 액션 애니메이션이라는 전무후무한 조합이 단숨에 글로벌 콘텐츠 트렌드의 한복판에 올라섰습니다. 케데헌은 지난 6월 20일 공개 이후 단 2주 만에 전 세계 41개국 넷플릭스 1위, 5주 연속 정상을 지키고 있고요. 무려 93개국에서 TOP 10 진입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박성일 PD: 그야말로 K-애니의 신기원을 연 작품인데요. ‘K-Pop Demon Hunters’ …‘K-팝 걸그룹이 퇴마사로 변신한다’ …세계적인 인기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사실은 악령을 사냥하는 비밀 조직이라는 설정이라고요? 흥미롭습니다.

유화정 PD:  맞습니다. 작품의 줄거리는 의외로 간단 명료한데요. ‘헌트릭스’는 전 세계 스타디움을 가득 채우는 인기 걸그룹이지만, 무대 밖에서는 초자연적 위협에 맞서 악마를 사냥하는 비밀 조직입니다. 수백 년 이어져 온 ‘데몬 헌터’ 가문의 후예들이죠. 이들이 노래와 춤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때마다, 악마가 이승으로 침입하지 못하게 막는 ‘혼문’이 열리게 됩니다.

박성일 PD: 혼문요? 악령을 막는 일종의 방패 역할이군요.

유화정 PD: 그렇죠. 주인공인 걸그룹 헌트릭스 멤버들은 자신들의 음악과 춤을 통해 혼문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악령과 맞서 싸웁니다. 혼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음악과 춤에 담긴 진심 어린 마음과 사랑입니다. 반면 헌트릭스의 라이벌 그룹인 ‘사자 보이즈’는 겉으로 보기엔 잘생기고 매력적인 남자 아이돌이지만, 실은 영혼을 흡수하는 저승사자 같은 악령들입니다. 팬들의 혼을 흡수해서 힘을 얻고, 이승과 저승의 균형을 무너뜨리려 하죠.

박성일 PD: '선과 악의 음악 대결'이라는 콘셉트 자체도 신선한 충격이었고, 실제 걸그룹 블랙핑크나 트와이스 같은 팀을 떠올리게 하는 설정도 글로벌 팬들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았을까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이 두 그룹이 음악과 퍼포먼스로 맞붙는다는 독특한 스토리와 K-팝 세계관이 결합되면서, 전 세계 팬들의 큰 관심을 받은 것이고요. 캐릭터의 개성과 팀워크를 중요하게 여긴 것도 실제 K-팝 팬덤의 정서를 반영했기 때문에 더 공감이 갔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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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acter images of Huntrix, the girl group from K-Pop Demon Hunters
박성일 PD: 헌트릭스 캐릭터들에 대한 묘사도 상당히 구체적이더라고요. 의상, 외모, 심지어 말투까지 디테일이 살아있던데요.

유화정 PD: 맞아요. 걸 그룹 헌트릭스의 루미, 미라, 조이는 한국 걸그룹의 상징적인 대표 이미지를 바탕으로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캐릭터로 디자인 되었는데요.
예를 들어, 루미는 고전적인 한국미와 리더십을 강조했고요. 미라는 장신에 카리스마를 가진 캐릭터로 실제 톱모델 안소연을 모티브로 긴 실루엣과 카리스마 있는 스타일을 살렸습니다.

조이는 유쾌하면서도 깊은 내면을 가진 캐릭터로, 입꼬리에 하트 포인트를 넣어 웃을 때 인상이 확 달라 보이도록 시각적으로도 개성을 강조했습니다. 팬들이 SNS에서 조이의 입꼬리 따라 그리는 팬아트도 인기인데요. 캐릭터의 디테일 하나하나가 팬들 사이에서 놀이의 대상이 되면서 팬덤의 참여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KPop Demon Hunters Special Screening
LOS ANGELES, CALIFORNIA - JUNE 16: (L-R) Ji-young Yoo, Arden Cho and May Hong attend the KPop Demon Hunters Special Screening at Netflix Tudum Theater on June 16, 2025 in Los Angeles, California. (Photo by Charley Gallay/Getty Images for Netflix) Credit: Charley Gallay/Getty Images for Netflix
박성일 PD: 캐릭터들이 갖는 상징성은 팬덤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죠. 라이벌 그룹인 사자 보이즈는 설정부터가 완전 반전이더라고요. 멋진 아이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악령들이다?

유화정 PD: 네, 사자 보이즈는 겉으로는 완벽한 남자 아이돌이지만, 앞서 말씀 드렸듯이 사실은 팬들의 영혼을 흡수해 강해지는 존재입니다. 사자 보이즈의 캐릭터는 BTS, 투바투, 스트레이키즈, 몬스타엑스 같은 실제 보이그룹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리더 ‘진우’는 배우 차은우, 남주혁처럼 고전적인 한국 미남상이 반영됐고요. 막내 래퍼 ‘베이비’는 중성적인 스타일로 젠더 표현의 다양성을 보여줍니다. 또 멤버 다섯 명 각각의 캐릭터마다 복근, 장발, 로맨틱한 눈빛 등 현실 아이돌의 디테일을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박성일 PD: 케데몬의 OST도 이례적으로 대단한 화제를 낳고 있죠? OST 제작에 최고의 K 팝 프로듀서들이 작업에 참여했다면서요?

유화정 PD: 이 애니메이션의 OST는 단순한 배경음이 아니라 캐릭터와 이야기를 이끄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영화에서 어둠의 세력을 물리치는 초자연적인 무기이기도 하죠. 각 오리지널 트랙은 극 중 감동의 순간을 더 증폭시킵니다. 애니메이션 속 노래는 비트나 멜로디 측면에서 기존 K팝의 특징을 잘 살렸습니다. 극 중 악마들조차 흥얼거리며 “중독성 있다”고 인정할 정도죠.

OST 작업은 실제 팝 곡 작업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됐고요. 정확한 파트 분배와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까지 더해져, 실제 아이돌 곡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케데헌 OST 제작에는 블랙핑크와 작업한 테디 박, BTS·트와이스 등과 함께 한 그래미상 수상자 린드그렌 등 최정상의 프로듀서들이 직접 참여했고요. 특히 트와이스의 정연, 지효, 채영은 실제로 OST에 보컬로 참여했습니다.

박성일 PD: 극 중에 실린 곡들이 실제 아이돌 컴백곡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는 평이 나오고 있는데, 애니 개봉 직후 빌보드 핫 100차트에도 올랐다고요?

유화정 PD: 걸 그룹 헌트릭스의 노래 ‘Golden’과 ‘사자보이즈의 ‘Your Idol’을 포함해 영화의 오리지널 트랙 8곡이 빌보드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 진입하는 이변을 낳았습니다. ‘Golden’의 경우 현재 4위에 올라있고요.

헌트릭스의 루미가 고음을 내지르며 ‘더 이상 두려움 속에 숨지 않겠다’고 노래하는 장면은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의 ‘렛 잇 고’를 연상시키는데요. 골든은 렛 잇 고가 기록했던 최고 순위 5위를 이미 뛰어 넘은 것이죠. 빌보드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Golden’을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후보로 출품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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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acter images of Saja Boys from K-pop Demon Hunters
박성일 PD: 정말 대단하네요. 극중의 ‘사자 보이즈’의 메인곡 Soda Pop은 요즘 아이들도 흥얼 거리며 따라 부를 정도인데요. 그런데 실사가 아닌 이런 애니메이션 형식이 어떻게 이렇게전 세계에서 통했을까요?

유화정 PD: 말씀하신 Soda Pop, 사자 보이즈가 처음 등장하는 신에서 흘러나오는 흥겹고 버블리한 곡인데요. 영화의 유쾌한 스토리와 OST 덕분에 세대 구분 없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어서, 가족 단위 관객들의 관심도 확실히 높아졌습니다.

BBC를 비롯한 외신들도 K-팝 팬덤이 이미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고, 영화가 이렇게까지 인기를 끌게 된 데엔 바로 이 OST의 힘이 크다고 전했는데요.
K팝 특유의 사운드트랙을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면서, 보는 재미와 듣는 즐거움을 동시에 잡았고, 영어 가사에 한국어 가사가 감칠맛 나게 섞인 한국어 가사가 특히 K팝의 매력을 잘 살렸다고 평가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 가상의 K팝 그룹이 현실의 어떤 K팝 그룹도 세우지 못한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박성일 PD: ‘소녀가 악을 물리친다’는 스토리 자체도 문화권을 초월해 보편적으로 통하는 판타지잖아요. 퇴마나 오컬트 자체는 전 세계적으로 익숙한 장르인데, 이 작품은 한국적인 감성이 물씬 묻어나면서 확실히 결이 다르죠?

유화정 PD: 한국의 문화예술평론가 김헌식 씨는 이 작품을 'K-오컬트와 K-신파가 융합된 결과'라고 표현했습니다. 기존 오컬트물들이 주로 공포나 스릴에 초점을 뒀다면, 이 작품은 동양적인 감성과 인간 관계의 감정을 굉장히 섬세하게 풀어낸 게 특징입니다.

헌트릭스 멤버들 간의 끈끈한 팀워크, 서로를 지키려는 의리, 상처를 감싸 안는 서사… 그리고 그 감정을 K-팝 퍼포먼스로 폭발시키니 전 세계 팬들에게 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박성일 PD: 그리고 이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데에는 단순한 액션이나 K팝 설정을 넘어서, 한국 문화의 디테일이 정교하게 녹아 있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많던데요.

유화정 PD: 네. 영화 곳곳에는 ‘케이팝 아이돌’로서 한국인 정체성이 익살스럽고도 사랑스럽게 담겨 있습니다. 예를들어 엄청나게 열심히 하는 태도나, 이동이 많은 아이돌답게 김밥과 라면을 즐겨 먹는모습, 기운이 떨어지면 뜨끈한 국밥을 찾고, 친목을 위해 목욕탕에 가는 장면, 한의원에 들르는 모습까지…익숙한 일상 습관들이 세심하게 포착됐죠. 수저 밑에 냅킨을 까는 행동도 빠지지 않고요.

대사에선 “가자 가자” “후배” 같은 한국말을 그대로 사용해 ‘찐’ 한국 느낌을 과시하기도 합니다. 사자보이스의 갓끈을 활용한 저승사자 콘셉트도 독특하고요. 아이돌 팬들의 이른바 덕질 문화도 현실감 있게 그리고 있어, 전 세계 K팝 팬들도 쉽게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박성일 PD: 호랑이 ‘더피’와 ‘서씨’라는 까치 캐릭터는 조선 민화에서 따온 모티프로, 이야기 전개에 중요한 조력자로 등장하기도 하죠. 무엇보다 이런 디테일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공감의 장치로 작동한다는 점이 인상적인데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문화 감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공감인데, 한국 문화가 세계 곳곳에 소개되면서 ‘어, 나 이거 알아!’ 하는 공감의 재미는 비한국인 관객에게도 익숙한 코드가 됐습니다. 덕분에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거죠. 중간중간 한글 간판이 보이는 장면에서는, 저도 한국인으로서 괜히 반갑더라고요.

박성일 PD: 결국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K문화를 이해하고 즐기는 시대가 왔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인 것 같습니다.

유화정 PD: 맞습니다. 그래서 지금 속편은 언제 나오느냐는 반응도 벌써부터 뜨거운데요. ‘K팝 걸그룹이 퇴마사가 되어 악령과 싸운다’는 신선한 설정에, 진짜 K팝 감성과 한국 문화의 섬세한 디테일이 어우러지면서, 전 세계 팬들이 한국 문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케데헌’ 열풍 이후, 갓이나 노리개, 작호도 같은 전통 요소들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최근 인천국제공항에서 노리개 만들기 체험이 열리고 있고,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작호도 전시 관람 인증 이벤트도 진행 중입니다. 이처럼 케데헌의 인기가 콘텐츠를 넘어, 전통문화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박성일 PD: 네, 이제 K콘텐츠는 단순히 ‘수출되는 문화’가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즐기고, 또 따라 하고 싶은 문화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문화로 세상을 읽는 컬처인, 오늘은 K팝 퇴마 액션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신드롬, 신드롬과 그 안에 담긴 문화적 의미를 살펴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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